[오쎈人] 살아나는 이용규, 한화 몸짓도 춤춘다
[OSEN=인천, 김태우 기자] 한동안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이용규(31, 한화)의 몸짓이 살아나고 있다. 개막 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한화의 기도 덩달아 살고 있다.
이용규는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리드오프 및 중견수로 출전, 2루타 두 방을 터뜨리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음은 물론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1회부터 힘을 냈다. 첫 타석에서 SK 선발 박종훈으로부터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쳐냈다. 이는 한화의 1사 후 정근우의 3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 때 한화의 선제득점으로 이어졌다. 선두타자 출루, 중심타선 해결이라는 모범 답안이 잘 맞아 떨어졌다.
2-0으로 앞선 4회에는 스스로 해결사 몫을 했다. 2사 후 허도환이 볼넷을 골라 나가자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때렸다. 2사 후라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허도환이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3루까지 뛰려는 시도는 저지됐지만 2사 후라는 점에서 경기 초반의 중요한 추가점이었다.
5회에는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1사 1루 상황에서 박재상의 타구가 우중간에 떴다. 이날 경기장에는 초속 10m가 넘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외야수들이 낙구 지점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 우익수 이성열이 주춤했지만 어느새 달려온 이용규가 이를 처리했다. 이어 1루까지 정확한 송구로 귀루하지 못한 1루 주자 이명기까지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SK의 추격 흐름을 완벽하게 끊어내는 수비였다.
3-1로 앞서 아직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던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차분하게 볼넷을 골랐다. 결국 이는 로사리오의 만루포로 연결됐다. 8회 타석에서도 볼넷을 골라 이날 네 차례나 출루에 성공했고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한 중견수 수비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SK를 허탈하게 했다.
시범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부상을 당했던 이용규는 4월 12일에야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컨디션이 썩 좋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타격 침체도 이어졌다. 4월 26일 KIA전에는 타율이 2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언젠가는 올라올 성적이었지만 팀이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이용규의 부진은 더 커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서히 감이 돌아오고 있다. 지난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두 차례나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10타수 4안타를 기록했던 이용규는 이날 올 시즌 첫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치며 완연한 감 상승을 알렸다. 한화는 이용규나 정근우가 부지런히 상대를 흔들어야 파괴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팀이다. 정근우에 이어 이용규까지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은 1승 이상의 수확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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