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의 역설.."아랍권서 부패 심해지고 뇌물 만연"
국제투명성기구 "지난해 아랍권 부패 체감도 악화"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2011년 아랍권의 독재 정권을 잇따라 축출하는 데 도화선이 됐던 '아랍의 봄'(Arab Spring)이 발발한지 5년이 지났지만, 아랍권 국민의 부패 체감지수는 오히려 악화했음을 보여주는 설문 결과가 발표됐다.
3일(현지시간) 부패 조사 반정부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랍권 9개국의 일반 국민은 지난해 부패가 더 심해졌다고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61%는 "지난해 한 해 부패 정도가 더 악화했다"고 밝혔고 응답자 19%는 "같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15%만이 "부패가 줄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랍권에서 '부패가 악화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률은 레바논이 9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예멘(84%), 요르단(75%), 팔레스타인(70%), 튀니지(64%), 수단(61%), 알제리(51%), 이집트(28%), 모로코(26%) 등의 순이었다.
또 '지난 12개월간 공공서비스를 제공받으려 뇌물을 제공했느냐'는 질문에 예멘 응답자의 77%와 이집트 응답자의 50%가 '그렇다'고 답했다. 튀니지와 요르단에서는 같은 질문에 대한 찬성 답변이 9%와 4%로 각각 집계됐다.
IT는 "아랍권 국민의 대다수 사이에서 부패 인식이 최근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며 "다수는 정부 관리들과 의원들이 특히 부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2011년 '아랍의 봄'을 경험한 이집트와 튀니지, 알제리, 요르단, 모로코, 수단, 팔레스타인에 사는 시민 약 1만1천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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