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물밑 몰표' 업고 1차서 과반.."친박 재가동 신호탄"

입력 2016. 5. 3. 21:26 수정 2016. 5. 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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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새누리 새 원내대표 선출

선거전 친박하명설 파다
‘김광림 합류’도 친박신호로 읽혀
친박파문 유기준 7표 그쳐
“예상보다 노골적으로 표 정렬”

국회 여소야대 구도 덕
협상경륜 내세운 전략도 주효
당청관계 약속대로 변할지 우려
“청 변하지 않으면 한계 있을 것”

3일 오후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정진석(왼쪽), 김광림 당선자가 국회에서 축하 꽃다발을 들고 손을 올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3일 새누리당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 체제가 만들어진 것은 여소야대 국면과 친박계의 지원이 결정적 구실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정 원내대표의 ‘협치’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당·청 관계 변화 약속’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는 출마부터 당선까지 시종 ‘박지원 대항마론’을 강조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세번째 원내대표를 맡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상대하려면 국민중심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해본 자신의 ‘경륜’이 강점이라고 내세운 것이다. 여기에 과거 재경부 차관을 지내며 당내 경제통으로 알려진 김광림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영입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경기지역의 한 당선자는 “협상 전문가인 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 경제 전문가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등에 맞서려면 정-김 조합이 지닌 정치력과 경제 전문성이 가장 낫다고 의원들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아무래도 나경원 의원이나 유기준 의원은 대야 협상력이나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였다”고 말했다. 국민중심당 출신으로 당내 기반이 약한 정 원내대표가 국회 구도 덕을 상당히 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진석 원내대표 체제가 친박의 반격과 결집에 기반을 뒀고 그 결과 총선 뒤의 민심과 당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비관도 적지 않다. 선거 전 당내에선 일부 친박 핵심의 복심들이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친박의 하명’을 분주히 전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다. 경북 출신 친박계인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선거전 막판 정 원내대표와 손을 잡은 것도 친박계의 신호로 읽혔다. 반면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과 청와대가 “친박 단일후보가 아니다”, “친박을 팔지 말라”고 ‘파문’한 유기준 의원은 7표를 얻는 데 그쳤다. 3자 대결의 승부는 1차 투표에서 정진석 후보가 투표수의 과반(60표)을 너끈히 넘는 69표를 얻어 싱겁게 끝났다. 한 서울지역 의원은 “예상보다 더 표가 노골적이고 심하게 정렬돼 버렸다”며 “지난번 당선자 대회 당시 친박계가 ‘왜 우리만 책임이냐’고 강력히 반발했던 분위기가 그대로 원내대표 선거까지 이어졌다. 친박이 그냥 우리가 책임질 테니 다 주도하겠다는 생각을 굳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친박 색채가 강한 비례대표 쪽에서 정 원내대표 쪽으로 몰표를 줬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래서 당·청 관계가 그의 공약대로 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당·청 관계가 과거 문제가 있었다면 변해야 하고 고쳐야 한다”고 했다. 한 영남지역 의원은 “선거 때 어느 쪽의 지원을 받았더라도 이제는 부채의식 없이 당을 이끌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청와대가 변하지 않으면 정 원내대표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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