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탈락' 수원삼성, 기적은 없지만 희망은 있었다

한준 기자 2016. 5. 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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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상강에 3-0 완승, 김건희 프로 데뷔골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기적은 없었다. 수원삼성은 상하이상강(중국)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G조 6차전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지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시간 경기를 치른 멜버른빅토리(호주)가 감바오사카에 2-1로 승리하며 16강 티켓을 가져갔다.

수원과 멜버른은 승점 9점으로 동률이었다. 골 득실 차에선 +3으로 수원이 멜버른(0)에 앞섰다. 하지만 ACL는 승점 동률 시 상대 전적을 우선시한다. 수원은 멜버른과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비겼지만 적지에서 0-0으로 비기고 홈에서 1-1로 비겼다. 원정 득점 우선 원칙에 밀려 탈락했다.

애초에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수원의 상대 상하이는 이미 조 1위로 16가을 확정한 상황이었다. 멜버른의 상대 감바는 최하위로 16강 진출이 이미 좌절됐다. 양 팀 모두 결과가 의미 없는 상황. 고된 원정 경기에 정예 전력을 내세우지 않았다.

수원은 실리적으로 접근했다. 지난 주말 FC서울과 슈퍼매치에 나선 주력 선수 상당수를 쉬게 했다, 염기훈, 산토스, 권창훈이 모두 벤치에 대기했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던 김종우, 부상에서 회복한 이용래가 2선에 배치됐다. 민상기와 신세계 등 유스 출신 선수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베테랑 곽희주가 최후방에서 리드했다.

무승부 행진을 끊은 수원은 여러 가지로 희망적인 요소를 발견했다. 우선 신인 공격수 김건희(21)가 프로 데뷔골을 넣었다. 후반 6분 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7분에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이 기록한 역사적인 500호골이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등장했던 김건희는 프로 데뷔 두 달여 만에 첫 골을 신고했다.

페널티킥으로 기록한 첫 골에 이어 후반 10분에는 백지훈의 과감한 왼발 슈팅이 문전으로 투입되자 방향만 바꿔 놓는 마무리 터치로 한 골을 더 보탰다. 이날 멀티골 득점으로 김건희는 자신감을 얻었다. 마수걸이 골이 나온 만큼 향후 리그 경기에서도 부담 없이 골 사냥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돌아온 이용래-번뜩인 김종우, 권창훈 의존증 없다

군복무 도중이던 안산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입은 이용래는 9개월 여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전반전을 40분까지 소화하고 교체된 이용래는 예상보다 높은 위치에서 전방 압박 및 공격적인 패스플레이에 관여하며 건재한 기량을 과시했다. 염기훈과 산토스가 없는 2선 중앙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었다.

서정원 감독은 최근 리그 2경기에 이용래를 벤치 멤버로 데려갔다. 서 감독은 "이용래는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레프트백까지 다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며 향후 전술적 활용도가 높을 선수로 기대했다. 올 시즌 수원은 오장은, 백지훈 등 베테랑의 부활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용래는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상하이전에 보여줬다.

권창훈 의존증도 없었다. 치열한 중원 내부 경쟁 속에 근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종우는 섬세한 볼 터치와 도전적인 퍼스트 터치, 과감한 배후 침투로 수원 빌드업 과정에서 가장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장현수도 적극적인 플레이로 상하이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용래 대신 투입된 고승범도 후반 추가 시간 강력한 슈팅으로 크로스바를 때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2013시즌 활약 이후 지속적으로 부상을 입으며 고생했던 센터백 민상기도 환하게 웃었다. 후반 7분 장현수가 연결한 코너킥을 강력한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맛을 봤다. 민상기는 지난 시즌에 강력한 중거리슈팅으로 프로 데뷔골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후반기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골키퍼 노동건은 올 시즌 리그에서 한 차례도 무실점 경기를 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ACL에서 세 번째 무실점 경기를 했다. 상하이 공격수 린추앙이와 전후반 각각 한 차례씩 일대일 상황을 맞았으나 침착하게 각도를 좁히며 선방했다.

감바오사카와 시즌 첫 경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수원의 희망은 젊은 선수들, 유스 출신 선수들에 있었다. 비록 주력을 빼고 경기에 임한 상하이였지만, 시즌 첫 대량 득점 경기와 무실점 승리로 기운을 차렸다. 수원은 오는 8일 전북현대, 14일 수원FC와 수원 더비라는 중대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비록 ACL 16강 티켓은 얻지 못했지만 분위기 반전을 위한 보약 같은 승리를 경험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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