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기자 6개월간 IS 위장 잠입 기록.."알라의 전사들"

국종환 기자 2016. 5. 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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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신자는 없고 좌절에 빠진 젊은이들만"
'알라의 전사들(Allah's Soldiers)'© News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프랑스의 한 언론인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실상을 파헤치기 위해 자국내 연계 조직에 6개월간 위장 접근해 취재했다. 이 조직은 프랑스 여객기 테러와 제2의 샤를리앱도 테러 등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나 프랑스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프랑스 민영방송 카날 플러스는 2일(현지시간) 자사 기자가 지난 6개월 간 IS를 위장 취재한 다큐멘터리 '알라의 전사들(Allah's Soldiers)'을 공개했다.

올해 29세인 이 기자는 사이드 람지라는 이슬람식 가명을 이용해 프랑스내 IS 연계 조직에 접근했다.

람지는 AFP통신에 자신도 "지난해 파리 연쇄테러를 일으킨 살인자들과 같은 세대의 무슬림"이라면서 이번 위장 취재를 통해 IS 조직원들의 "머릿속에 어떠한 생각이 있는지 알아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람지가 접근한 조직은 20대 조직원 10여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람지는 이들 조직의 페이스북을 통해 접근을 시도했으며 그 과정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을 통해 몇차례 연락이 오고간 뒤 람지는 조직내 에미르(총사령관)로 불리는 한 남성을 프랑스 중서부 샤토루주에서 접촉하게 됐다. 람지는 자신의 몸에 카메라를 숨겨 조직원들과 만남이 있을 때마다 이를 몰래 촬영했다.

터키계 프랑스인인 이 남성은 오사마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오사마는 첫만남에서 람지에게 조직에 대한 확신을 주고 끌어들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조직을 위해 자신을 헌신해 자살공격을 수행하면 천국이 기다리고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오사마는 람지를 향해 웃음을 지으며 "천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것(자살공격)이 길이다"면서 "형제여 우리 함께 천국으로 가자. 그 곳에는 여자들이 우리를 위해 기다리고 있으며 천사가 시중을 들 것"이라고 유혹했다. "또 너를 위한 성이 마련됐으며 금과 루비로 꾸며진 날개 달린 말도 널 위해 준비됐다"며 온갖 감언이설로 꾀었다.

이 조직은 이후 계속 장소를 바꿔가며 람지와 접선했고 만남이 늘어갈수록 테러에 대한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람지에게 프랑스 테러 음모를 밝히는 조직원들 (유튜브 캡처)© News1

영상을 보면 조직원 중 한 명은 파리 외곽 스타인시에서 람지와 접선해 항공기 테러를 암시하기도 했다. 조직원은 파리 르 부르제 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기를 지목하며 "작은 로켓 발사기 하나면 IS의 이름으로 저것들을 쉽게 해치울 수 있다"면서 "프랑스는 오랜 기간 충격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람지는 오사마를 비롯해 조직원 일부는 IS와의 접촉을 위해 시리아에 왕래하기도 했으며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소셜네트워크로 소통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람지는 오사마의 경우 시리아 방문 후 경찰에 5개월간 구속되기도 했는데 이 때도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조직원들과 계속 연락하며 테러를 계획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오사마는 람지와의 대화에서 프랑스 내 군기지에 대한 공격 계획을 말하기도 했으며 언론사를 겨냥해 제2의 샤를리엡도 테러를 언급하기도 했다.

오사마는 람지에게 프랑스 BFM과 이텔레(iTele) 방송 등이 "이슬람과의 전쟁에 나섰다"면서 "너는 그들을 공격해야만 한다. 프랑스인들은 떼죽음을 당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후 테러 압력은 더욱 가중돼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졌다. 람지에 따르면 조직의 아부 슐레이만이라는 조직원이 IS의 수도인 시리아 라카를 방문한 뒤 귀국해 람지에게 만날 것을 지시했다.

람지는 연락대로 지역 기차역으로 나갔으나 술레이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니캅으로 얼굴을 가린 한 여성이 쪽지를 건넸다. 쪽지에는 한 나이트클럽을 급습해 총기를 난사하고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폭탄 조끼를 터뜨리라는 구체적인 명령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조직에 대한 경찰 단속이 진행돼 일부 조직원이 체포되기 시작하면서 람지의 위장 취재는 끝이 났다.

람지에 따르면 경찰의 수사를 피한 한 조직원은 이후 람지에게 "너는 이제 죽었다(You're done for man)"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람지는 AFP통신에 취재를 마친 소감을 밝히며 "그곳에서 나는 어떠한 이슬람교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거기에는 세상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의지도 없었으며 오직 패배와 좌절, 자살 성향에 따라 쉽게 움직이는 젊은이들만이 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람지가 6개월간 위장취재해 만든 다큐멘터리 '알라의 전사들'의 예고편>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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