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해진 대형 방수포, 안 깔면 벌금이 1000만원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입력 2016. 5. 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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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수원 KT WIZ 파크에 방수포가 깔려 있는 모습 | 이용균 기자

수원 KT WIZ 파크에 3일 대형 방수포가 깔렸다.

3일 수원 구장에는 KT와 NC의 경기가 예정됐지만 전날 밤부터 비바람이 몰아쳤다. KT는 일찌감치 내야 전체를 덮을 수 있는 방수포를 깔아뒀다.

방수포를 설치하고 철수하는 데는 약 20여명의 인원이 동원된다. 둘둘 말린 방수포를 밀어 편 뒤 이를 다시 내야를 덮을 수 있게 넓혔다가 다시 거두는 일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이 방수포를 안 깔면 벌금이 1000만원이다.

KBO는 올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규정을 바꿨다.

‘강우예보가 있는 경우 경기운영위원이 홈 구단에 방수포 설치 등 기타 필요한 조치를 내릴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지시사항을 위반한 구단은 1천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과거에는 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비가 온다면 내심 취소를 바라고 방수포를 설치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벌금 때문에라도 이제 비가 오면 야구장에 방수포가 깔린다. 비가 애매하게 올 때 이를 펴고 거두는 일만으로도 꽤나 번거로울 수 있지만, 방수포의 설치는 이제 필수 사항이 됐다.

144경기를 치르는 시즌, 가능한 많은 경기를 예정대로 소화해야 하는 것이 일정은 물론, 산업적 측면에서도 보탬이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메이저리그처럼 ‘경기는 어떻게든 한다’는 원칙이 굳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 우천 취소 결정이 잦았던 이유는 환불의 어려움 때문에 관객 입장 이전에 취소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 날씨가 좋을 때 새로 경기를 하는 것이 입장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 보다 나은 그라운드 상태에서 질적으로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예매가 활성화된 요즘에는 미리 야구 관람을 예정한 팬이 그 날짜에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하는게 더욱 팬 친화적이다. 다음에 치르는 경기가 더 많은 매출을 보장한다는 근거도 부족하다.

벌금 1000만원 때문일 수도 있지만 2016시즌 방수포가 자주 깔리고 있다. 야구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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