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9일 대선 승리 유력

신효령 입력 2016. 5. 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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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 마닐라에서 2일 한 남성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후보의 포스터를 들고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05.03
【서울=뉴시스】그레이스 포 상원의원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필리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으면서 후보들간의 막판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9일 치러지는 대선은 4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야당 대선 후보 로드리고 두테르테(71·민주필리핀당) 다바오시 시장이 강력한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변이 없는 한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일간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거 2주 전(4월23∼28일) 현지 여론조사업체인 펄스아시아가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두테르테 시장이 33%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투테르테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무소속의 그레이스 포(47) 상원의원은 22%로 2위에 그쳤다. 그 다음으로 마누엘 로하스(58) 전 내무장관(20%), 헤호마르 비나이(73) 부통령(18%) 순이다.

'징벌자'라는 별명을 가진 두테르테 시장은 대통령 취임 6개월 안에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공약을 강조하며, 막판 여세를 몰아가고 있다.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 "범죄자 10만 명을 죽여 물고기 밥이 되도록 마닐라만에 버리겠다" 등 범죄척결 공약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능가하는 막말로 '필리핀판 트럼프'로 불리며 많은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월 교황의 필리핀 방문 때 도로 통제로 교통 체증이 빚어진 것과 관련, 교황을 '개XX'로 욕했다가 사과한 적도 있다.

그는 1989년 다바오시 교도소 폭동을 언급하면서 당시 인질로 잡혔다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 재클린 해밀(당시 36세)에 대해 "폭도들은 모든 여성 인질을 성폭행했고 그 중에는 호주 선교사도 있었다. 진압이 끝난 후 시신으로 들려나온 호주 선교사 시신을 보는 순간 미국 여배우 같다고 생각했다. 너무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했어야 했는데"라고 수준 이하의 망언을 하기도 했다.

여성 대통령을 꿈꾸며 선거 초반 강세를 보였던 무소속의 포 의원은 입양아 출신이다. 2014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유명 영화배우인 고(故) 페르난도 포가 양아버지다. 양아버지 인기에 힘입어 2013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에게는 양어머니의 동생인 여배우 로즈메리 소노라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불륜으로 태어났다는 소문이 따라다닌다. 헌법 개정으로 외국인 지분율 제한의 완화, 개인 소득세·법인세 인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로하스 전 장관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낙점한 집권 자유당(LP)의 대선 후보다. 6년 단임제로 물러나는 아키노 대통령은 퇴임 이후 막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하스는 필리핀 독립 후 초대 대통령으로 이름이 같은 마누엘 로하스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게리 로하스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비나이 부통령은 1970년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계엄 시절 인권변호사로 일하면서 투옥된 이력이 있다. 21년간 마카티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통령까지 지냈다. 아키노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면서 야당 후보로 대선에 나섰다.

대통령 선거와 별개로 치러지는 부통령 선거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과 프란시스 에스쿠데로 상원의원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지난달 펄스아시아의 여론조사에서 25% 동률의 지지율을 얻으며 공동 1위에 올라섰다. 마르코스 주니어가 부통령에 당선되면 차차기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신원미상의 해커들이 필리핀 중앙선거관리위원회(Cosmelec) 웹사이트에서 유권자 개인정보가 들어 있는 파일을 복사해간 일이 발생했다. 당시 BBC는 보안 전문가의 말을 빌어 "국내외 대규모 투자자가 선거에 앞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의 향방을 알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세력이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다. 상원 및 하원으로 구성된 입법부 구성을 위해 297명의 하원 의원과 전체 총 상원의원의 절반인 12명을 선출하게 된다. 지방자치단체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전국 81개 주의 지사, 부지사 및 772명의 주의원, 145개 시의 시장, 부시장 및 시의원, 1489개 군의 군수·부군수, 1만1924명의 군의원을 선출한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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