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게이트' 침묵하던 KBS, 이젠 '정쟁' 몰이

입력 2016. 5. 3. 16:46 수정 2016. 5. 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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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어버이연합 게이트’에 관해 거의 보도롤 하지 않던 한국방송(KBS)이 최근에는 사안의 본질을 비틀어 ‘정쟁’으로 축소해 다루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노후희망유니온’ 회원들이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김명진 기자

<한국방송>(KBS)이 대한민국어버이연합 관련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했지만, 사안의 본질을 다루기보다는 ‘정쟁’으로 축소해 다루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방송은 지금까지 18차례 ‘어버이연합 게이트’와 관련된 뉴스를 전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건이 대통령 해명과 여·야 공방 등 ‘정쟁’ 프레임으로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어버이연합이 경제 단체, 청와대 등과 연결되어 있다는 의혹은 지난 4월11일 <시사저널>의 보도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한국방송은 그 뒤 관련 보도를 한 건도 내놓지 않다가, 열흘 뒤인 4월22일부터 29일까지 아침·저녁·메인 뉴스를 통틀어 모두 18건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어버이연합 청와대 배후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어버이연합’ 특위를 구성하자는 야당 주장에 대해 여당이 ‘정치공세’라며 맞섰다” 등 대통령의 해명, 여·야의 공방으로 다룬 리포트가 11건이다. 나머지 7건은 시민단체의 고발과 이에 따른 수사 상황을 전달하는 리포트였다.

이에 대해 새노조는 “스스로 취재해 발굴해낸 뉴스는 단 한 건도 없는 셈”이라며 “한때 어버이연합의 역할을 부풀리는 데 앞장섰던 한국방송이 이번에는 이들의 존재를 외면하고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노조가 분석한 내용을 보면, 2009년부터 한국방송이 ‘어버이연합’이라는 명칭을 직접 거론하며 보도한 뉴스는 73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에는 6000여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에 대해 어버이연합이 100여명 남짓한 소규모로 ‘맞불집회’를 열었는데 이를 마치 대등한 여론인 것처럼 전달한 보도도 있었다.

이날 새노조는 한국방송 사쪽이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안’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신설 방송본부에게 편성권과 프로그램 투자(예산)의 권한을 주고,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제작본부가 예산과 투자를 따내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도록 하는 것이 이번 조직개편안의 핵심이란 지적이다.

새노조는 “공정성에 이어 한국방송의 정체성이자 근간인 공영성마저 해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조직개편안은 4일 열릴 한국방송 이사회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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