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5년, 테러조직은 여전히 활개" CNN
전문가들 "특정 조직 지도부 처형은 테러 척결의 근본적인 해결책 아냐"
연계세력 이용해 재기한 알카에다가 IS보다 더 큰 문젯거리 될 수도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사살된 지 5년이 지났지만 극단 이슬람 무장세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개를 치고 있다.
미 CNN방송은 2일 정부 관리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뱀의 머리를 자르는 것만으로는 테러 조직이 내린 뿌리를 제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테러 확산은 극단주의 단체가 근거지로 삼은 나라의 부패, 억압적인 정치 상황, 종파주의와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지하디즘'(이슬람 성전)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가 서아프리카에서 중동을 거쳐 아시아까지 걸쳐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테러와의 전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영국의 군사정보 분석업체 IHS제인의 매튜 헨먼 테러·반란센터장은 CNN에 "빈 라덴을 사살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앞으로의 전망 역시 비관적이라고 보는 것도 틀린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선 2014년 본격 등장한 '이슬람 국가'(IS)가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 터키 이스탄불 등 전 세계에 걸쳐 대형 테러를 일으키고 있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월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수니파 극단 무장조직 세력이 더 강해졌고, 조직원들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 천국같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IS가 알카에다 전성기 때보다 세력이 크며 미국 본토를 공격할 의도를 갖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IS에 가담한 외국인 조직원 숫자도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IS는 자체 선전물과 기술 개발, 잔혹한 공격으로 연일 주요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존 브레넌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최근 IS가 리비아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 심하게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브레넌 국장은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 IS 지부가 설립된 것도 위협 요소라고 설명했다.
알카에다가 남아있는 연계 세력을 이용해 수년 안에 재기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IS를 격퇴한다고 하더라도 알카에다가 재기하면 더 큰 문젯거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연계 조직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알누스라 전선이다. 알카에다는 빈 라덴 사망 이후 '글로벌 지하드'의 주도권을 잃었지만, 연계 조직을 이용한 세력 확장과 비교적 유연한 사상적 접근으로 IS보다 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알카에다는 미국의 '수니파 각성(Sunni Awakening·수니파 주민들이 알카에다와의 전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하는 전략)' 작전 이후 현지 지역사회에 조직원을 파견하고 주민들의 지지를 얻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자신들을 따르지 않으면 처형하는 IS의 전략과 상반된다.
미국의 정보분석기관 스트랫포의 스콧 스튜어트 연구원은 "IS는 융통성 없는 사상 때문에 권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알카에다는 지난 10년여 동안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더 효율적으로 사상을 퍼뜨리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 사살 5년을 맞은 지난 2일 CNN방송 프로그램 '앤더슨 쿠퍼 360'에 출연, 작전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인터뷰는 CNN 국가안보 전문 기자 피터 버건이 진행했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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