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타고 떠나는 팔도장터 여행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가 TV 광고에 눈이 갔다.
“햇살이 싱그러운 요즘, 여행주간을 맞아 즐거움이 가득한 전통시장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 낭랑한 목소리에 마음이 꽃혔다.
‘봄 여행주간’ 공식 홈페이지(http://spring.visitkorea.or.kr)에 들어가보니 봄 여행, 테마 여행, 체험 여행 등 콘셉트 별 여행 정보가 가득했고 깨알 할인혜택 정보 또한 그득했다. 그 중 내 눈을 사로잡은 기차여행 코너! ‘팔도장터 관광열차’를 클릭하니 코레일 관광개발(http://www.korailtravel.com) 홈페이지로 연결됐다.
낭만적인 기차 여행 후 두 손 가득 장을 보고 관광도 할 수 있는 팔도장터 관광열차! 검색을 해보니 산지의 맛을 그대로 담아낸 전통시장도 둘러보고, 해금강·외도 보타니아 등 내로라하는 지역의 대표 관광지까지 기차를 타고 즐길 수 있는 여행 상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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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과 중소기업청의 ‘팔도장터 관광열차’. |
● 기차 타고 전통시장 둘러보니 ‘설렘 가득’
팔도장터 관광열차는 무궁화호급 열차다. 전국 전통시장과 주변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청과 코레일이 함께 만든 상품인데 전통시장에서 장도 보고 해당 지역의 대표 관광지도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지난 4월 29일 금요일. 한주를 금요일 밤만을 기다리며 지냈다. 나는 떠나야만 했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한 말이 기억난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곳을 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게 되는 데 있다.’
새로운 눈을 가지러, 격무에 지쳤던 몸을 야간 열차에 실었다. 밤 11시에 서울역을 출발해 동대구에 새벽 3시에 도착, 버스를 타고 거제도에 도착해 유람선을 타고 외도에 들어가는 무박 2일 팔도장터 관광열차. 열차에 앉으니 꿀잠이 쏟아졌다.
숙면을 취한 후 도착한 곳은 동대구역. 역에 하차하면 다음 여행지로 안내할 관광버스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버스에서 못다 잔 잠을 조금 더 보충하고 일어났더니 어느덧 4월의 마지막 날, 토요일이 됐다. 고맙게도 조식은 상품에 포함돼어 있다. 공짜 밥을 먹으니 더욱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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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에서 바라본 ‘해금강’. |
● 가슴을 뛰게 하는 천상의 섬
상쾌하게 유람선에 몸을 싣고 한시간쯤 갔을까. 선상에서 바라본 해금강 십자동굴의 절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이어 도착한 외도 보타니아. 여기가 천국이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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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보타니아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림같은 풍경. |
천국의 계단, 조각공원, 비너스 가든의 풍경까지 눈 호사가 이어지고, 주말에 화창한 날씨까지 받쳐주니 지상 낙원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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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보타니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들. 어디든지 ‘포토존’이다. |
괜히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도 유명한 게 아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해외보다 아름답다는 곳이 우리나라,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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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기 좋은 트레킹 코스가 잘 조성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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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외도 보타니아. |
멀기에 갈 엄두가 안 났던이 곳. 기차와 배에 몸을 싣기만 했을 뿐인데 이런 귀한 체험을 하게 되다니.연신 셔터를 누르고 마음에 풍경을 담으며 추억을 만들었다. 필자는 이날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달성했다.검증된 아름다움을 많이들 누려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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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하는 외도 보타니아. 경상남도 거제시에 있는 해상 식물공원으로 3천여 종의 수목을 만날 수 있다. |
● 푸른바다와 어우러진 삼천포 용궁수산시장
외도 보타니아는 그 어느 곳보다 조경에 힘쓰고 있는 사유지였다. 4만 평에 달하는 섬을 개방해 둘러볼 수 있도록 한 대표 부부에 마음 속으로 감사를 전했다.
이제는 룰루랄라, 장 볼 시간!가이드가 5000원 권 ‘온누리 상품권’을 무료로 나눠줬는데,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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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상품권’을 주는 ‘팔도장터 관광열차’. |
관광열차의 백미는 전통시장. 삼천포 용궁수산시장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바다 내음이, 전통을 간직한 모습이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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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는 ‘삼천포 용궁수산시장’. |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과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청정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곳. 50년 된 전통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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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간판부터 신경쓴 듯한 모습. |
삼천포 용궁시장은 전래동화 속에 나오는 ‘용궁’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용궁’을 주제로 한 테마존과 공연무대가 있어, 시장 자체가 볼거리이자 즐길거리였다. 건물 위로 이어지는 화려한 바다 문양과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트릭아트 포토존이 삼천포 용궁수산시장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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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용왕과 자라 등 전래동화 속 캐릭터를 재현해 놓았다. |
사람과 자연, 그리고 신화가 만나는 공간,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나는 이 곳. 어디 해산물뿐이랴. 옥수수, 호떡, 꽈배기 등 여기저기 유혹의 주전부리를 뿌리치지 못하고 오늘 또 ‘먹방’을 찍고 말았다. 먹는 게 남는 것, 사진이 남는 것이라는 인생 철학을 다시금 되새겼다. 집에서 딩굴거리면 뭐하겠노. 열심히 누비고 다니며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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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방문하고 싶은 ‘삼천포 용궁수산시장’. 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와볼만 하다고 추천한다. |
전통시장 구경도 하고, 눈이 보배일 정도로 즐거움 가득한 여행도 하고, 맛있는 먹거리로 입맛도 달래주는 팔도장터 관광열차. 전통시장과 국내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코레일 관광개발' 홈페이지 '팔도장터 관광열차(http://www.korailtravel.com/web/goods_view/subSearch.asp?stext1=팔도)'를 ‘즐겨찾기’ 해두시길. 전통시장에 대한 새로운 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렴하고 질 좋은 물건 ‘득템’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긍정의 힘이 강하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늘, 많이 웃으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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