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농구부, 美동호회 팀에 졌다? 진실은?

2016. 5. 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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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연세대 농구부가 미국 가서 동호회 농구팀에게 지고 왔대!’ ‘진짜야?’

디시인사이드 농구갤러리 등 최근 농구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주제였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OSEN은 2일 연세대 대 명지대의 2016 대학농구리그가 열린 연세대체육관을 방문해 은희석(39) 연세대 감독에게 직접 상황을 물어봤다. 

연세대는 지난 1월 중순부터 약 3주간 미국 댈러스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과거 은희석 연세대 감독이 SMU(Southern Methodist University)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SMU는 NCAA 디비전1 AAC(American Athletic Conference) 소속이다. AAC는 메이저컨퍼런스였던 빅이스트(Big East)의 강팀들이 대거 편입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미드메이저 컨퍼런스다. 신시내티, 코네티컷, 멤피스 등 대학농구 강자들이 소속돼 있다. 

현재 SMU는 캔자스를 1988년 우승으로 이끈 명장 래리 브라운이 이끌고 있다. 브라운은 2004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까지 우승시켜 NCAA와 NBA를 모두 제패한 유일한 감독이다. 공교롭게 캔자스 우승의 주역이었던 ‘제자’ 대니 매닝은 같은 컨퍼런스의 털사대학 감독으로 재직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연세대가 미국에서 얼마나 잘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연세대의 연습경기 풀영상이 유투브에 고스란히 올라왔다. 포트워스 F.I.R.M.이란 팀이 연세대를 103-80으로 크게 이긴다. 흑인선수들로 구성된 F.I.R.M.은 개인기와 파워에서 연세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준다. 골밑에서 밀린 연세대는 외곽에서 선전하지만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패를 당한다. 

[영상보기] https://youtu.be/z_23ldnJKgg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영상 보니까 흑인들은 190cm도 안되는데 크게 졌네”, “동네농구한테 진 것 아니냐?”, “연세대가 길거리 농구한테 졌네”라며 비관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F.I.R.M.은 자신들을 아마추어 비영리단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은희석 감독에게 진상을 물었다. 그는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대학선발팀과 경기를 했다. 원래 손발을 맞추던 팀이 아니라 조직력이 없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이겨서 연습효과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영상에 등장한 상대는 누구일까. 은 감독은 “미국 프로하부리그 ABA의 단일팀이다. 아무래도 단일팀이다 보니 조직력이 좋았고, 연습효과가 확실히 좋았다. 우리와 총 네 번을 붙었다. 처음에 우리가 20점 이상 깨졌는데, 두 번째 경기에서 17점 정도로 졌다. 마지막 두 경기에서는 우리가 이겼다. 선수들이 미국 프로들과 해보면서 몸싸움에 대한 적응력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최준용은 “상대는 프로선수였다. 30살 넘은 선수도 있었다”고 확인했다. 동영상에 나온 경기는 연세대와 프로팀의 1차전이었던 셈이다. 연세대가 이긴 경기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동호회 농구라는 개념이 없다. 체육관에 나가서 숫자만 맞으면 ‘픽업게임’을 하는 식이다. F.I.R.M.이 포트워스 지역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팀인 것은 맞지만, 그날 뛴 선수들은 ABA소속 프로선수들이었다.  

미국의 농구저변은 엄청나게 넓다. NBA말고도 20개의 하부프로리그가 있다. NBA에 가지 못한 선수들 사이에도 실력자가 즐비하다. ABA에만 팀이 74개가 있고, 지역마다 리그를 치른다. 연세대가 미국의 무명 프로선수들에게 매우 고전한 것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몸싸움을 기피하고, 개인기가 없고, 빅맨자원이 적은 한국농구의 고질병을 그대로 노출했다.

다만 연세대가 미국동네농구에게 지고 왔다는 말은 지나친 비약임을 알 수 있다. 국가대표 이승현, 이종현, 문성곤이 모두 뛰던 대학최강 고려대도 2014년 LA 전지훈련에서 프로팀 선발과 두 번 싸워 모두 졌던 사실이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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