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선물 드려야죠"..택배기사, 임시공휴일 안 쉰다

양종곤 기자 입력 2016. 5. 3. 07:40 수정 2016. 5. 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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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택배기사 휴일 반납..'물량 몰리는' 업무특성 반영 "어버이날 고려"..택배기사 사이에서 휴일반납 공감대도 형성
한 택배기사가 차량에서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직접 찾아뵙지 못하고 어버이날 선물을 택배로 보내는 분들도 많겠죠. 그분들 생각하면 어떻게 쉴 수 있겠습니까."

상당수 택배기사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6일 정상 근무에 나선다.

이는 택배회사가 매주 토요일 근무하는 업무 특성을 반영한 결정이다. 택배기사들 사이에서는 어버이날을 고려해 휴일을 반납하겠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는 전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회사 1,2위 업체인 CJ대한통운과 한진의 택배기사는 6일 정상근무에 나선다. 이에 따라 이 회사들의 택배사업부서 직원들도 이들을 돕기 위해 임시공휴일을 반납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상당수 택배회사가 6일 휴무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기사가 6일에 쉬지 않는 주된 이유는 임시공휴일 날짜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 정상 근무하는 택배기사 입장에서 6일(금요일) 쉰다면 5일(어린이날)부터 7일까지 3일 연속 물량을 어버이날과 9일에 소화해야 한다. 물량이 일시에 몰린다는 것.

이는 CJ대한통운 등 주요 택배회사가 지난해 8월14일 임시공휴일을 휴무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8월14일은 금요일로 택배기사가 하루 쉬어도 물량이 누적되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택배업 특성도 반영된 결정이다. 임시공휴일은 지난달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에 건의하면서 공론화됐다. 하지만 택배회사는 택배기사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를 지난 주말까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2일 최종 휴무를 확정했다. 택배가 서비스다보니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 수를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기사의 휴일 결정은 고객사 휴무 추이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늘 늦어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택배기사 수익구조도 한몫했다. 택배기사의 수익은 배송량에 따라 정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택배의 노동 강도가 세기 때문에 모든 택배기사가 공휴일을 반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택배기사 사이에서는 6일 쉬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드는데다 8~9일 업무량이 지나치게 몰릴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8일이 어버이날이기 때문에 일부 택배기사가 6일 근무를 자청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택배기사 상당수는 '우리가 쉬면 어버이날 선물을 못 받는 가정이 있을 수 있다'는 미안함을 갖고 있다"며 "'황금연휴'가 없는 택배기사들에게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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