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언 "슈스케 우승상금은 저금, 직접 번 돈으로 빚 갚아"(인터뷰)

뉴스엔 2016. 5.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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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희아 기자]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막을 연 Mnet ‘슈퍼스타K’, 그리고 여기서 우승을 거머쥐며 대중에 이름을 알린 뮤지션들. 그중 하나가 곽진언이다. 데뷔가 늦어진 것 같지만 그래도 무조건 싱글 대신 정규 앨범을 들고 나올 생각이었다고 얘기한다. 다만 그 기다림이 정말 미안하고 죄스러웠다고. 정식 데뷔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서울 강남에서 만난 그는 취재진이 데뷔전 발표한 데모를 가지고 있단 얘기에 정말이냐며 밝게 웃었다.

‘슈퍼스타K’로 이름을 알리기 전부터 홍대 인디씬에서는 꽤 이름을 알렸던 청년이었고, 이젠 오버그라운드로 나서서 자신이 데모로 발표했던 앨범을 새로 들고 나왔다. 혹자는 이에 대해 “또 같은 걸 들고 나왔다”고 평할 수 있겠지만, 음악인 곽진언에겐 그간 자신이 걸어온 길을 정리하며 새롭게 연주하고 녹음한 뒤 마스터링까지 거친 어엿한 새 작품이다.

“정말요? 그런데 그때 앨범은 데모고요. 사실 데모는 서툴게 만든 데모에 불과하잖아요. 그걸 새로 녹음하고 낸다고 해도 문제 될 것 같진 않았어요. 앨범이 정규 앨범이고, 또 제가 그동안 해온 것들을 정리해 엮어 내는 앨범이니까요.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앨범들은 1집을 내기 전까지 만든 노래들을 함축해 낸 앨범인 거죠. 살아온 날들은 짧지만, 그래도 저 자신이 음악을 해온 시기를 정리하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에는 김민기 또는 양희은의 목소리로 국민들에 알려진 ‘아침이슬’을 리메이크한 곡이 담겨있다. 타이틀곡 ‘나랑 갈래’가 곽진언의 색을 드러내는 곡이라면, ‘아침이슬’은 그보다 좀 더 폭넓게 대한민국 음악사를 조명하고픈 그의 바람이 담겨져 있는 트랙이다.

“예전에 한 방송국에서 시대의 사운드트랙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어요. 60년 동안 대한민국 음악사에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작품들을 꼽은 거죠. 그중에 두 곡을 담았어요.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음원으로는 안 풀릴만한 곡들이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작업하고 보니 밴드 사운드도 그렇고, 그냥 없애기엔 너무 아쉬운 거예요. 물론 이건 상업적인 측면이고, 저는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꼭 리메이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세대를 아우르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막상 시대를 대변하는 곡이라고 하니까 더 그랬어요. 정치적인 의도요? 전혀 없어요. 시대를 대변했었다는 사실 자체 때문에 리메이크를 결정했어요. 김민기 선배님과 양희은 선배님께서 꼭 좋아해주셨으면 해요.”

이런 곽진언이 가장 애착을 보이는 곡은 역시 타이틀곡인 ‘나랑 갈래’다. 이미 곽진언을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선 과거 홍대 레코드숍에서 판매되던 데모 CD에 담긴 타이틀곡으로 잘 알려져있다.

“역시 ‘나랑 갈래’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첫 자작곡이기도 하고, 그래서요. 사실 홍대에서부터 공연을 여러 번 하면서 한 번도 안 빼놓고 불렀던 곡이거든요. 사실 이 곡이 처음엔 쓸쓸한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많이 쓸쓸해진 느낌이에요. 하지만 이제는 정식 발매가 되면 음원이 있으니까 거기에 최대한 비슷하게 불러야겠죠. 뭔가 마침표를 찍는 느낌이에요. 그렇게 매번 불러왔던 곡인데 완성본이 나오는 느낌이니까.”

사실 ‘슈퍼스타K’는 음악인 곽진언에게 여러 가지 깨달음을 남겼다. 꼭 우승이 아니었더라도 괜찮았을 것이다. 대중에 자신의 음악을 알릴 기회를 얻은 데다 무엇보다 큰 기회를 주었다. 바로 지금의 소속사인 뮤직팜과 인연을 맺게 됐기 때문. 실제 뮤직팜은 이적, 김동률을 비롯해 곽진언보다 먼저 ‘슈퍼스타K’를 통해 이름을 알린 존박도 소속돼 있는 레이블이다. 실제 곽진언은 회사에 적극적으로 함께 하고 싶단 의지를 피력했다고.

“방송이 끝나자마자 12월 초부터 2~3월까지는 거기 관련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바빴어요. 그리고 개학해 바로 작업을 시작했죠. 그동안 힘들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그랬어요. 스스로 뭔가 한계에 맞닥뜨리니까, 그런 부분에서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어요. 녹음하는 부분에서 자꾸 욕심이 많아지는 거예요. 계속 녹음을 해도 마음에 안 들었고요.”

하지만 그렇게 괴로웠던 시기를 이길 수 있게 해준 힘도 음악에서, 또 그 음악을 만든 자신에게서 나왔다.

“제 마음이 제일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 욕심을 좀 줄이니까 해결책이 좀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찬찬히 정리를 하다 보니까 이번 달 초에 마무리가 됐어요. 정말 열두 달, 1년이 걸렸어요. 그렇게 데뷔하게 된 거죠.”

오랜 고민을 하며 얻은 성찰이 음악에도 고스란히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갓 데뷔 앨범을 발표하는 음악인이든, 수십 년차 음악인이든 간에 자신의 앨범에 보내는 애정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만큼 정성을 부은 결과물이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았으면 하는 바람. 그게 나 자신을 드러내는 정성어린 것일수록 더 그렇다.

“상금이요? 하나도 안 쓰려고 했어요. 그 이후에 번 돈으로 빚도 갚고, 쓰고 그랬어요. 제가 번 돈으로 쓰는 게 정말 기분 좋더라고요. 그렇게 다 끝나니까 본 게임이 시작된 것 같아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어요. 내가 이제 정말 데뷔를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요. 이제 26세니까, 적은 나이도 아니고요.”

IMF로 겪은 힘든 시기, ‘슈퍼스타K’를 통해 맛봤던 쓰린 경쟁, 데뷔를 준비하며 느낀 괴로움 혹은 갑갑함. 이런 울적한 단어들을 한 방에 날려 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아는 나이. 26세, 스물여섯은 그런 나이다. 하지만 20대 초반에 겪었던 감정의 진폭을 조절할 수 있는 어엿한 어른이 된 건 맞다.

“스트레스를 굳이 풀려고 애쓰지 않아요. 저 사실 굉장히 게을러요. 그런데 힘이 되는 말을 들으면 정말 힘을 받아요. 예를 들어 이렇게 제가 처음 발표해 직접 입고했던 데모 CD를 갖고 계신다는 얘기를 들을 때?”

이제 막 데뷔 선상에 선 그가 꾸준히 그려온 음악 세계를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 ‘슈퍼스타K’가 남긴 것은 상금, 그리고 그로 인해 심적으로 여유로워졌단 사실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곽진언이 얻은 것은 ‘기대’다. 그가 꿈꿔온 것들을 함께 응원해주는 팬들이 생겼고, 그들이 곽진언이 데뷔하기까지 기다려줬단 사실이 미안하고 또 고맙다.

“데뷔가 늦어진 건 괜찮아요. 냈던 곡을 다시 내냐는 얘기도 괜찮고요. 그게 저 자신이 바라던 바니까요. 그만큼 제겐 소중한 노래들이에요. 그렇지만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더라고요. 기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음악인이라면 한 번쯤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한다. 하지만 곽진언은 자기 자신에게 쏟아질 스포트라이트를 기대하기보단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스포트라이트를 자기 자신에게 비출 줄 아는 음악가 청년이다.(사진=곽진언/뮤직팜 제공)

뉴스엔 박희아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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