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용선료 재협상' 끝내고 6월엔 '해운동맹 소속' 정해야

김보미 기자 2016. 5. 2. 22: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한진해운·현대상선 ‘명운 걸린 2개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해운업계가 고난의 5월을 맞았다.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 채권단의 결정을 앞둔 한진해운은 용선료 재협상과 함께 세계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속도가 붙은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에서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가 새 동맹 결성에 나서고 있다. 세계 5위 선사인 하팍로이드는 지난달 두바이 해운사 ‘UASC’(11위)와 합병 계획을 발표했는데 양사 점유율(각 4.5%, 2.6%)을 합하면 4위인 중국 ‘COSCO’(차이나오션시핑·7.5%)의 뒤를 바짝 쫓는다.

그동안 해운동맹은 2M·CKYHE·G6·O3 등 4개가 큰 축을 이뤘다. 세계 1·2위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 ‘MSC’가 만든 ‘2M’(시장점유율 27.7%)이 부동의 1위 동맹이고, 나머지 3개 동맹의 세는 비슷했다.

판도가 급변한 것은 COSCO가 주축이 돼 프랑스 ‘CMA-CGM’,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과 손잡고 ‘오션 얼라이언스’(23.8%)를 내년 출범시키기로 하면서다. G6에 있던 싱가포르의 ‘NOL’은 ‘CMA-CGM’과 합병을 앞두고 있어 자동으로 오션 동맹으로 넘어간다. 이에 따라 세계 해운판에 막강한 두 동맹이 생기면서 현대상선이 소속된 G6와 한진해운의 CKYHE는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졌다.

해운사들은 버스같이 정기노선을 운항하며 화물을 실어나르는데 같은 동맹끼리 선박을 공동으로 쓰면서 전 세계를 커버한다. 개별 선사가 노선을 새로 개척하려면 장거리의 경우 2조원 가까이 들어가는데 개별 선사가 모든 지역을 확보할 수 없어 협력사의 배편을 공유하는 것이다. 출혈경쟁을 막는 역할도 한다.

경기침체로 해운 수요가 줄고 운임이 급감하면서 대형 선박으로 규모를 키워 단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어 영업조건이 비슷한 선사들이 협정을 통해 세를 불리는 이 같은 동맹에 참여하지 못하면 사실상 일감을 따는 것이 불가능해져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 채권단은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으면서 동맹에 참여 못할 경우 자율협약을 중지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해운동맹은 영업기반과 같아서 이를 담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채권단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한진해운도 자율협약 성사 시 채권단에 동맹의 확실성을 보여줘야 한다.

이에 따라 G6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하팍로이드가 주도하는 동맹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참여할 수 있을지가 향후 두 국적선사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회사는 이달 내 용선료 재협상을 마무리한 뒤 6월까지 해운동맹 소속을 확정지어야 오는 9월 동맹 계약을 맺을 수 있고 내년 봄 발효되는 일정에 따를 수가 있다.

현대상선은 내년 3월까지 G6와 동맹 계약이 돼 있어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으나 앞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국 선사들에 얼마나 신뢰를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한국 해운사 간 합병은 없다고 발표했고 정상화 추진과 채권단 의지를 담은 내용을 동맹 선사들에 전달해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