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리머니를 하고 싶어..'9년'을 기다렸다

김세훈 기자 입력 2016. 5. 2. 21: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신지은, LPGA 135번째 출전 ‘텍사스 슛아웃’에서 첫 우승컵
ㆍ올 시즌 11개 대회 중 한국 국적·한국계 선수가 ‘10승’ 싹쓸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어언 9년. 우승컵을 들어올리기까지 무려 135개의 대회에 출전해야 했다. 그것도 마지막 날 거둔 짜릿한 역전 우승이어서 더욱 감격스러웠다.

134전135기의 신화를 쓴 주인공은 바로 ‘불굴의 신데렐라’ 신지은(24·한화·사진)이었다. 신지은이 2일 미국 텍사스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컨트리클럽(파71·6462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텍사스 슛아웃(총상금 130만달러)에서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최종일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으며 4타를 줄인 신지은은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 허미정(27·하나금융그룹)·양희영(27·PNS) 등 공동 2위 그룹을 2타차로 따돌렸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거둔 역전 우승이다. LPGA 투어 홈페이지는 “(신지은이) 2008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LPGA 투어에 처음 나선 이래 135번째 대회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다. 세계랭킹도 38위에서 24위로 올랐다.

신지은은 공식 인터뷰에서 “아직도 얼떨떨하다”면서 “엄마에게 전화했다가 눈물이 막 쏟아질 것 같아서 엄마가 전화를 받기 전에 먼저 끊었다”며 웃었다. 챔피언조 바로 앞선 조에서 플레이한 신지은은 “라운드 막판까지도 내가 선두인지 몰랐기 때문에 마지막 홀도 긴장된 상태에서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신지은은 “다음에 또 우승 기회가 생기면 이번처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이런 경험을 통해 해마다 발전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1992년 10월 서울에서 태어난 신지은은 9세 때인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2006년 미국 여자 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했고 2008년에는 16세 나이로 US여자오픈 본선도 뛰었다.

프로로 전향한 2010년 LPGA 2부 투어 4위에 올라 이듬해 1부 투어 출전권을 얻었다. 데뷔 시즌인 2011년에는 정확한 드라이버 샷을 앞세워 상금랭킹 55위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전까지 신지은이 거둔 최고 성적은 2012년 HSBC 챔피언스 준우승이다. 당시 신지은은 17번 홀까지 2타차 단독 선두였지만 번개 때문에 2시간 동안 경기가 중단된 뒤 재개된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결국 연장전에서 앤젤라 스탠퍼드(미국)에게 패했다.

‘톱10’에 20차례나 포함되고도 뒷심 부족으로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지자 올해 초 LPGA 홈페이지는 그를 ‘무관의 제왕’ 5명 중 한 사람으로 꼽았다. 신지은의 LPGA 투어 등록명은 미국 이름 ‘제니 신’이지만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대회까지 올 시즌 열린 LPGA 투어 대회는 모두 11개다. 그중 한국 국적 선수가 5승을 거뒀고 한국계 외국 국적 선수가 5승을 추가했다.

한국 국적 선수로는 장하나(24·BC카드)가 2승을 기록했고 김효주(21·롯데), 김세영(23·미래에셋), 신지은이 1승씩을 보탰다.

한국계 외국 국적 우승자로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 노무라 하루(24·일본)가 2승씩을, 호주교포 이민지(22)가 1승을 각각 챙겼다. 한국 국적 또는 한국계가 아닌 선수가 우승한 것은 렉시 톰슨(21·미국)이 유일하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11개 투어 대회 우승자가 모두 23세 이하(생일 기준)”라며 젊은 선수들의 기세를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