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이름으로' 이세돌 vs '신부의 이름으로' 원성진..맥심커피배 결승 충돌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2016. 5. 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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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원성진

“알파고와의 승부 후 더욱 강해진 모습을 보이겠다.” vs “6월의 신부에게 맥심커피배 우승컵을 선물하겠다.”

알파고와 일전을 치르며 ‘돌코너’로 거듭난 이세돌 9단과 다음달 결혼을 앞둔 원성진 9단이 맥심커피배 결승에서 양보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은 모든 프로기사가 정상정복을 꿈꾸는 기전이다. 바둑에 관한 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서 ‘입신(入神)’으로 불리는 프로9단들, 그중에서도 현시점에서 최강자만을 초청해 치르는 대회이기 때문. 말 그대로 최강자 중 최강자를 가리는 승부 무대다. 우승상금(5000만원)도 국내기전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그 17번째 주인공을 가리는 마지막 무대에 이9단과 원9단이 섰다. 카누 포인트(최근 2년간 세계대회와 국내대회 본선 성적을 점수화한 것)로 올시즌 16강 시드를 받은 이9단은 백홍석 9단과 김지석 9단을 연파하며 4강 대열에 합류했다. 24강전부터 나선 원9단은 최규병 9단에 이어 ‘동갑 단짝’ 최철한 9단과 ‘괴동’ 목진석 9단을 돌려세웠다.

이후 이9단은 지난 27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준결승에서 박영훈 9단을 맞아 144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두며 결승땅을 밟았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5전 전승 행진을 이어간 이9단은 박9단과의 상대전적에서도 29승18패로 격차를 더욱 벌였다. 이9단으로서는 이 대회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이에 앞서 26일 치러진 또 하나의 준결승전에서는 원9단이 강동윤 9단을 상대로 155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결승무대에 선착했다. 원9단이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마지막 결승3번기 만을 남긴 두 사람은 저마다 우승을 향한 투지를 불태웠다.

원9단은 “이세돌 9단에게는 역대전전에서 11승13패로 뒤지고 있다.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라며 “군 제대 후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예전의 컨디션을 되찾고 있다. 곧 결혼할 예비신부에게 우승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9단은 다음달 5일 ‘얼짱’ 바둑 캐스터로 주목받고 있는 이소용씨와 화촉을 밝힌다.

이에 맞서 이9단은 “개인적으로 원성진 9단은 나에게 까다로운 스타일이다. 특히 속기전에서는 상대하기 가장 힘든 상대”라고 하면서도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생각이 많아져 좋은 내용의 바둑을 보일 수 있을 듯하다”고 우승의 자신감을 넌지시 전했다. 이9단은 “응씨배에서도 4강에 오른 만큼 올해 목표인 세계대회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맥심커피배를 징검다리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결승3번기 제1국은 3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며, 2국은 1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특별대국실에서 열린다. 1-1이 될 경우 최종 3국은 18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펼쳐진다.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은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기전으로 제한시간은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진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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