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저기압'..태풍급 강풍 온다

이정훈 입력 2016. 5. 2. 16:25 수정 2016. 5. 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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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이 시작하자마자 때 아닌 폭풍우가 밀려오고 있다. 이른바 '폭탄 저기압'이 몰고 오는 비바람이다. '폭탄 저기압'의 기상학적 정의는 하루 동안 중심 기압이 24hPa 이상 떨어지는 저기압을 뜻한다.

저기압은 기압이 낮을 수록 세력이 강하기 때문에 폭탄 저기압은 그만큼 급격하게 발달하는 저기압이다. 주로 봄철에 많이 발생하는데 형성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주로 온도 차가 큰 두 공기 덩어리가 부딪치거나, 대기 상층에서 강한 소용돌이가 유입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상청 UM(수퍼컴) 예상 모델 (좌:3일 저녁 6시, 우:3일 저녁 6시)



2일(오늘) 저녁 6시에 저기압은 중국 산둥 반도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기상청 UM 지역 모델 기준). 이때 저기압의 중심 기압은 1000hPa이다. 저기압은 밤새 서해 북부 해상을 거쳐 3일(내일) 만주 지역으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내일) 저녁 6시에 만주 지역에 위치한 이 저기압의 중심 기압은 976hPa, 하루 만에 24hPa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급 강도에 해당하는 태풍과 비슷한 중심 기압이다.

기상청의 강풍 예상도. 전국 대부분 지역이 순간 초속 20미터를 넘어서고 있다.



이 저기압은 열대 저기압인 태풍과는 형태나 특징이 다른 온대 저기압이다. 그러나 이번 저기압은 태풍 못지 않은 비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보다 바람이 위력적이다. 기상청은 이례적으로 전국에 강풍예비특보를 발령했다.

3일(내일)까지 예상 순간 최대 풍속은 해안 지역이 초속 25미터 이상, 내륙 지역도 초속 15~20미터에 달한다. 소형 태풍이 한반도 부근까지 북상했을 때 관측되는 풍속이다.



특히 비구름이 지나간 뒤로도 강풍은 한동안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는 3일(내일) 밤에 모두 그치겠지만, 4일(모레) 오전까지도 일기도 상에서 한반도 부근에 등압선이 조밀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 사이에서 기압 차이가 매우 크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될 경우 공기 밀도가 높은 고기압에서 밀도가 낮은 저기압으로 공기가 빨려 들어가 강한 남서풍이 불게 된다. 강원 영동 지역에 엄청난 강풍, 이른바 '양간지풍'을 몰고 오는 기압 배치다. 기상청은 4일(모레) 오전 강원 영동 지역에 최대 순간 초속 35미터의 중형 태풍급 강풍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월 27일, 경기도 의정부시



이 정도 강풍에는 비닐하우스 뿐만 아니라 연약한 구조물도 붕괴될 수 있다. 실제 지난 3월 하순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는 갑작스런 돌풍에 상가 건물의 철제 지붕 구조물이 통째로 날아갔다. 당시에 비해 이번 폭탄 저기압이 몰고 오는 강풍은 훨씬 더 위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강풍이 불어 오기 전에 취약한 시설물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농가에서는 연약한 수목 등이 바람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하다.

이정훈기자 (skycl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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