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만 기회를 주십시오" 박태환 사죄의 큰 절, 선처호소

김용일 2016. 5. 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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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박태환(오른쪽)과 친누나 박인미가 2일 인천시청에서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의 박태환 선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위한 호소 기자회견에서 약물복용을 사죄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인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인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한 번 만 기회를 주십시오.”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이 무릎 꿇고 큰 절했다. 최근 막을 내린 동아수영대회에서 건재를 알린 뒤 스승 노민상 감독이 “박태환을 리우에 보내달라”며 큰 절을 한 게 마음에 걸렸을까. 어느 때보다 고개를 깊게 숙인 채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박태환의 등장은 예정된 게 아니었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2일 인천시청 2층 영상회의실에서 ‘박태환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전 취재진엔 유 시장만 참석할 것처럼 보였는데, 박태환과 친누나인 박인미 팀지엔피 팀장과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태환은 “난 수영 선수이기에 수영장에서 성적으로 말씀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리우올림픽에서) 국가를 위해 다시 봉사를 하도록 한 번 만 더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런 의미로 스승인 노민상 감독과 같이 절로 인사하겠다”며 큰 절을 올렸다. 옆에 있던 박인미 씨도 고개를 숙이며 선처를 바랐다.

앞서 유 시장은 “박태환은 수영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수영강국 대열에 올려놓은 국민 영웅이었다”며 “그가 없는 수영계는 상상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독보적 위치를 지닌 게 사실이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국민에게 실망과 상처를 줬으나 고의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금지약물 복용은 응분의 대가를 치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처벌을 받았다”며 ‘도핑관련 징계 종료 이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선발 규정으로 오는 8월 리우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박태환의 이중 처벌을 꼬집었다. 유 시장은 “국내외 이와 유사한 이중 처벌 사례에서 규정을 변경해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선례도 있었다”면서 “박태환이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세차게 물살을 가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2일 인천시청에서 ‘박태환 선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읽고 있다.

언급한 건 지난 2011년 10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이 다툼에서 도핑으로 6개월 이상 자격정지를 받은 선수는 정지 기간 만료 후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규정(오사카 룰)에 대해 ‘이중처벌’이어서 더는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한 것에 기초한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 3월 FINA 18개월 징계를 마쳤으나 대한체육회 로컬 룰에 발목이 잡혔다.

박태환은 지난 2013년 인천광역시청에 입단해 2년간 몸 담았으며 2014년 말 계약이 끝난 상황이다. 인천시는 2014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종목을 치른 수영장 명칭을 ‘문학박태환수영장’으로 지었다. 그가 지난해 초 도핑 양성 반응으로 FINA 징계를 받았음에도 수영장 이름을 고치지 않으며 그와 연결고리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동아수영대회 전 부문에서 올림픽 출전기록 A기준에 적합한 레이스를 펼친 ‘박태환 구하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셈이다. 그는 “지역 내 ‘문학박태환수영장’처럼 그의 이름을 딴 시설도 있다. 올림픽이 끝나도 박태환과 인연을 이어가 지역 수영 꿈나무 육성 등을 해내고 싶다”며 “박태환이 올림픽 나갈 수 있다면 어떠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국내 훈련장에 없어 정상 훈련을 하지 못하는 박태환의 상황에 대해 “비록 인천시청과 계약이 끝났지만, 필요하다면 (문학박태환수영장을) 사용하도록 배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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