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포르노 '우르르'.. 온라인 지하소굴 '딥웹'

김수민 기자 2016. 5. 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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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브라우저 통해 접속

성인 인증 없는 무법지대

警수사 피하는 법 공유도



‘제2 소라넷’ 우려 크지만

IP주소 우회, 적발어려워

특수한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무법지대 ‘딥 웹(deep web)’에 아동 포르노 등이 범람, ‘제2의 소라넷’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라넷은 회원이 100만 명 이상 달했던 유명 음란물 사이트다. 딥 웹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구글의 크롬 등 일반적인 웹 브라우저로는 접속할 수 없고 특수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접속 가능한 인터넷의 ‘지하 세계’다.

회사원 김모(29) 씨는 최근 직장 동료에게 딥 웹에 접속하면 쉽게 유통되지 않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넘쳐난다는 얘기를 들었다. 접속법을 소개받아 딥 웹을 접한 김 씨는 아동 포르노물이 줄줄이 검색돼 깜짝 놀랐다. 김 씨는 “이런 걸 봐도 되나 죄책감이 들었다”며 “성인 인증 절차조차 없는데 청소년들이 접속할까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경찰이 미국 등과의 공조수사 끝에 4월 1일 ‘소라넷’을 폐쇄했지만, 음란 사이트들은 딥 웹으로 숨어들어 활개를 치고 있다. 문화일보 취재진이 딥 웹에 접속해 보니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모방한 ‘히든 위키’를 통해 한국어로 된 ‘어린이 사랑 사이트’ 항목을 찾을 수 있었다. “로린이(아동 음란물을 일컫는 은어)는 ♥사랑♥입니다~!”라며 “2차 성징 이전의 이성을 좋아하는 건 개인 자유”라는 궤변이 적혀 있고, 해외에 서버를 둔 아동 포르노 사이트들의 링크가 걸려 있었다. 링크를 따라가 보니 10대로 추정되는 소녀들이 나체로 등장하는 영상물이 쏟아져나왔다.

특히 ‘함정 피하기’라는 하위 항목에서는 “문화상품권 거래는 일련번호 추적이 가능하니 비트코인을 사용하라”며 아동 포르노물을 거래할 때 경찰 수사를 피하는 ‘비법’까지 공유하고 있었다. “2013년 가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유명 로리물(아동 음란물) 사이트에 악성 코드를 심어 IP를 알아내 운영자가 체포됐다”는 등 ‘주의사항’도 안내하고 있다.

IP 추적이 어려운 딥 웹의 경우 수사 자체가 어려워 아동 음란물 규모조차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 관계자는 “딥 웹에 접속하는 대표적인 브라우저를 사용할 경우 IP 주소가 3차례 우회돼 접속자 추적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아동·청소년 음란물인 줄 알면서 소지한 것만으로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7월부터 아동 포르노 소지자도 처벌받도록 ‘아동 매춘·포르노 금지법’이 개정됐고, 미국·캐나다 등에선 아동 포르노물 소지만으로도 징역 5∼10년이 선고된다. 2일 경찰청이 발표한 ‘2015년 사이버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음란물 소지 및 배포 혐의로 2392명이 경찰에 붙잡혔고, 이 가운데 17명이 구속됐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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