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은 중국의 새로운 카지노"..외신들 '주목'

신기림 기자 2016. 5. 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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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中 투기열풍에 금속 가격결정 시스템 붕괴" FT "파산기업에 생산 재개 유인..과잉우려 지속"
중국 북부 허베이성의 한스틸 제철소에서 한 노동자가 걸어가고 있다.2016.4.21©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의 원자재 열풍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철광석이 새로운 카지노로 떠올랐다"며 "투자자들이 (철광석이 거래되는) 다롄상품거래소 선물에 수 십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같은 날 "치솟는 철강가격이 중국의 공급축소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WSJ "철광석, 중국의 새로운 카지노"

철광석 가격은 지난 수 십년 동안 철강업체들과 광산업체들 사이 은밀한 협약으로 정해지는 경향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 북동부의 원자재 시장이 전체 글로벌 시장 전체를 이끌어가는 형국이 되어 있다.

WSJ은 이를 두고 철강부터 구리에 이르기까지 가격결정 권력이 동양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 실례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중국 투자자들이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WSJ는 씨티그룹의 자료를 인용해 다롄에서 거래되는 철광석 선물 거래대금은 뉴욕의 금선물과 거의 비슷하다며 지난해 여름 붕괴 직전의 중국 증시 열풍과도 유사하다고 전했다.

다롄에서 철광석 선물은 올 들어 46% 올랐다. 현물 가격도 52% 급등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톤당 68.70달러에 거래돼 1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현물은 톤당 65.20달러로 체결됐다.

지난 4월 한 달동안 다롄에서 거래된 철광석 선물은 3300억달러 규모로 두 달 전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연간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철광석 현물에 비하면 4배가 넘을 정도로 막대하다.

그동안 철광석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BHP빌리턴, 리오틴토 등 주요 기업들이 사실상 시장가격을 결정했다. 하지만, 중국 투자자들의 등장으로 시스템이 붕괴했다고 WSJ는 진단했다.

WSJ에 따르면, 다롄의 철광석 선물에 돈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실시간으로'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루에 한번(오후 6시30분)만 가격을 공개하는 현물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차이점이다.

호주철광석업체인 '포르테스큐 메탈스 그룹'의 네브 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선물시장에 대해 "거래되는 규모가 막대하다"며 중국이 "현물시장에 쇄도하고 있으며 지금부터 더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변동성이라는 부정적인 면이 있다"며 "향후 가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덧붙였다.

◇ FT "파산 기업도 되살리는 中 철광석 광풍"

FT는 최근 급등한 중국의 철강가격에 주목했다. 지난주 중국의 강철봉 가격은 톤당 3000위안을 기록해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FT는 과거 폐쇄됐던 일부 제철소가 재개된 것을 언급하며 중국 당국의 공급축소가 얼마나 달성하기 힘들지를 보여둔다고 전했다.

현지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파산했던 산시성의 최대 철강업체 '하이시 스틸'은 지역의 다른 소형 철강업체 '건륭집단'에 의해 이르면 이번달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주요 경쟁국들은 중국의 동향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과도한 생산과 이에 따른 수출 증가로 글로벌 철강업계는 50년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일례로 인도 '타타스틸'은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중국산 값싼 철강으로 인해 고비용의 영국에서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그러나 최근 몇 주 사이에는 철광석 마진이 4년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업체 플래츠의 세바스찬 르위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선물거래는 특이하다. 수 많은 이들이 같은 차에 올라 타고 있다"며 "이는 가격을 크게 올리는 데 도움을 주지만 크게 낮출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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