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 인터뷰]그는 '배려'를 택했다.."이승우-백승호 JS컵 차출 안 한다"

최용재 입력 2016. 5. 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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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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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후베닐 A '듀오' 이승우(18)와 백승호(19)를 차출할 것인가, 차출하지 않을 것인가.

안익수(51) 한국 U-20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다.

안 감독은 내년 5월 한국에서 개최하는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약 1년 남았다. 시간이 많지 않다. 목표인 4강 진출을 위해 남은 기간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전력을 높여야 한다.

그 과정 중 하나가 오는 18일 수원에서 열리는 '2016 수원 JS컵 U-19 국제청소년 축구대회'다. 한국과 함께 브라질, 프랑스, 일본이 참가하는 대회다. 안 감독은 JS컵을 월드컵 결실을 향한 중요한 모의고사라 생각하고 있다. 신중을 기하며 이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수원에 바르셀로나 듀오를 불러야 하는 것일까.

한국 축구 최고 유망주라 불리는 이 두 선수를 대표팀의 전력 상승을 위해 차출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처럼 보인다. 또 월드컵 성적을 위해 기존의 선수들과 더 많은 시간 발을 맞춰 조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대회 흥행을 위해서라도 이들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안 감독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왜 바르셀로나 듀오 차출을 주저하는 것일까.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 감독은 일간스포츠에 고민을 털어놨다. 그가 주저하는 마음은 바르셀로나 듀오를 향한 '배려'였다.

안 감독은 "이승우와 백승호를 JS컵에 차출할지 고민이 많다. 팀 전력을 높이고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위해 불러야 하는 것이 맞다"며 "대회 흥행적인 요소를 봐도 그렇다. 이들을 한국에서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건 죄송한 일"이라고 내뱉었다.

그런데도 이들을 마음껏 부르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가 있다. 안 감독은 최근 스페인으로 가서 그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가 안 감독의 생각을 달라지게 만드는 계기였다.

그는 "지금이 그들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다. 유소년팀 바르셀로나 후베닐 A에서 성인팀인 바르셀로나 B팀으로 올라가느냐가 결정되는 시기"라며 "조만간 그 포지션이 1차적으로 결정된다고 들었다. 그들은 B팀으로 가려는 기대감이 크다. 한국으로 오가는 일정 속에서 소속팀에 집중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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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안 감독은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그들에게 지금은 JS컵보다 B팀에 어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바르셀로나에서의 적응과 미래가 중요하다"며 "나도 마찬가지다. JS컵 성적보다 그들의 성장이 중요하다. 지금은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지도자로서 선수를 존중해 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후베닐 A 시즌은 끝났다. 그래서 후베닐 A 선수들은 B팀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B팀에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B팀의 지도자들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또 후베닐 A는 이번 달 중순 네덜란드로 이동해 다른 나라 유소년 클럽들과 몇 차례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 역시 중요한 일정이다. 오는 16일 끝나는 이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18일 개막하는 JS컵을 위해 한국으로 오기에는 부담감이 크다. 이런 이유에서 안 감독은 차출보다 배려에 무게 추를 올려놓고 있다.

그는 "후베닐 A 선수들이 시즌이 끝나 B팀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너무나 중요한 시기다. 또 후베닐 A가 네덜란드로 넘어간다"며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바르셀로나 적응을 위해 남아 있는 것이 낫다. 그래야 희망도 높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배려의 이유는 또 있다.

이들은 2013년 초 바르셀로나가 유소년 선수 국제 이적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FIFA의 징계를 받아 약 2년 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다. 이승우는 지난 1월 징계가 풀렸다. 안 감독은 바르셀로나에 남아 더 많은 경기를 뛰어 절정의 경기 감각을 자랑할 때 대표팀에 불러들이는 것이 효율적이라 예측하고 있다.

안 감독은 "그들이 징계로 2년 정도 경기에 뛰지 못했다. 지금 징계가 풀려 마음껏 뛰고 있다. 앞으로 2년 공백을 못 느낄 정도로 더 뛰어야 한다"며 "내 생각에는 11월이나 12월에 그들의 진정한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 그때 즈음 대표팀이 소집될 때 최상의 컨디션을 가진 그들을 부른다면 더 좋은 결실을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에게도 대표팀에도 좋은 일이다. 그들도 대표팀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대표팀도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르셀로나 또 한 명의 선수 장결희도 마찬가지다. 장결희도 같은 이유로 이번에 차출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안 감독은 바르셀로나 듀오를 차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등과 논의를 거쳐야 한다.

그는 "내 생각은 그들을 배려하는 쪽으로 맞춰져 있다. 하지만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이용수 위원장님 등 기술위와 상의를 해봐야 한다"며 "5월 둘째 주에 JS컵 대표팀을 소집해야 하니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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