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리' 옐로모바일

박수련 2016. 5. 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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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 벤처기업 연합이라는데 핵심 사업은 뭐지?기업가치 40억 달러, 주가 435만 → 110만원 왜?
이상혁 대표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는 벤처연합 옐로모바일이 다시 화제다. 최근 글로벌 경제지 포브스가 옐로모바일의 기업 가치를 지난달 15일 기준 40억 달러(약 4조5600억원)로 추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회사 지분 26%를 가진 창업자 이상혁 대표는 자산 1조2034억원의 한국 34위 자산가로 꼽혔다.

또 최근 “계열사보다 지주사 상장이 먼저”라며 1년 넘게 상장을 준비해 오다 그간의 입장과 달리 손자회사(퓨쳐스트림네트웍스·FSN)의 상장을 먼저 추진하고 나섰다. 옐로모바일 상장은 상당 기간 미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지분 교환방식으로 벤처회사들을 인수합병해 몸집을 키운 옐로모바일에 대해 ‘내실 없는 거품 벤처’라는 비판과 ‘국내에서 낯선 모델일 뿐 성장성이 있다’는 논란이 반복됐다. 지난해엔 옐로모바일의 지분 교환방식을 따라 한 또 다른 벤처연합 ‘500볼트’도 나타났다.

옐로모바일 논란의 핵심은 빠르게 불린 덩치에 비해 매년 손실은 늘고 뚜렷한 효자사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영업손실(468억원)은 전년도의 6배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볍게 즐기는 콘텐트로 인기를 끈 ‘피키캐스트’나 쇼핑 앱 ‘쿠차’에 대규모 광고·마케팅비용을 쏟아부으며 손실 규모가 커졌다.

이상혁 대표가 지난해 자신했던 목표치(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에 한참 못 미쳤다. 장외주식시장에서 지난해 5월 주당 435만원까지 치솟았던 옐로모바일 비상장주식은 지난달 말 11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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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상태인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말부터는 전환사채(CB) 발행조건으로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2014년 11월 포메이션8의 1억 달러 같은 대규모 투자는 아직 받지 못했다. CB는 채권자가 옐로모바일의 주식 가치가 떨어져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하면 채권자에게 확정이자와 함께 만기 시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빚의 성격이 있다. 포메이션8과 일본·홍콩계 자금이 옐로모바일의 CB를 샀다.

옐로모바일 이상훈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 올해 내실을 다지면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며 “CB는 우버나 테슬라도 발행한 투자 유치의 한 방법이고 옐로모바일의 미래를 확신하는 전략적 투자자들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소속 기업 간 시너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마케팅비 지원 없이도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가는 계열사들의 불만이 커지자 옐로모바일은 최근 조직 개편을 하고 ‘미래전략팀’과 자·손자회사 경영을 관리하는 ‘경영혁신실’을 신설했다. 지난달 26일엔 이 대표와 소속 기업 대표들이 모여 결속하는 행사가 열렸다. 외부 인사들도 영입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부사장 출신 김현영씨를 비롯, 최근에는 삼성 및 컨설팅업체 출신 이사가 다수 옐로모바일에 합류했다.

고용인원 4000명을 거느린 옐로모바일의 성패는 벤처업계 전체에 파급효과가 크다. 이한주 스파크랩스 대표는 “빠르게 몸집을 불려 기업 가치를 높이는 ‘롤업(rollup)’ 벤처는 국내에선 생소한 모델이지만 글로벌 기업들도 가끔 시도한다”며 “성장률이 높다면 당장 적자여도 큰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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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다른 벤처업계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을 만나 봤다는 해외 투자자들은 ‘뭔가 새롭긴 한데 아직은 믿을 만한 ‘한 방’이 없어 투자를 못했다’는 반응이더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투자자(포메이션8)가 찍은 회사라고 주목을 받았지만 의구심을 불식시킬 만한 서비스나 역량이 뭔지 아직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결과는 실적으로 보여 줘야 한다”며 “한 회사 안에서 검색·게임 등 서비스를 다하는 포털회사들도 내부 시너지를 내기는 쉽지 않은 만큼 옐로모바일이 해법을 찾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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