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연수원 특혜 규정 악용..사실상 별장 둔갑
한라산 인근의 한 마을.
화려한 경관이 보이는 곳에 건물 두 채가 새로 들어섰습니다.
잘 꾸며진 정원과 실외 수영장이 보입니다.
대리석으로 마감한 거실에, 벽난로, 전망 좋은 테라스까지, 정성스럽게 지어진 별장처럼 보입니다.
<녹취> 해당 연수원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무슨 건물입니까?) 연수원이요. (무슨 연수원이라고 하면 나오나요?) 모르겠어요."
이 건물에서 교육 시설이라고는 회의실 2개가 전부입니다.
<녹취> 해당 연수원 소방 감리자(음성변조) : "강의실 뭐 그런 게 정확히 없었어요. 비싼 욕조도 들어와 있고 그래서 연수원하고 거리가 먼 게 아닌가…."
주변 부동산 전문가들은 녹지구역에 고급 숙소를 짓기 위해서 연수원 건물로 등록하는 편법을 쓴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건축주인 홍콩 기업은 이 건물이 회장을 포함한 임원 10명을 위한 시설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해당 기업 임원(음성변조) : "여기서 워크숍을 하고, 숙박도 하면서 사업을 구상하려고 지은 겁니다. 많은 사람이 오는 게 아니고 임원들 10명 내로 해서…."
또 다른 녹지구역에도 기업체 연수원이 들어서 있습니다.
<녹취> 연수원 관계자(음성변조) : "(팀별로 회사에서 여러 명 오지는 않고요?) 아니요. 한 분씩 휴가받아서 한 분 씩 (가족 단위로?) 예. 예. 가족단위로."
사실상 직원 휴양 숙소라는 얘기입니다.
연수원들이 들어선 곳은 보전 가치가 높아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발이 제한되는 자연 녹지구역입니다.
현행법 상 녹지구역 시설물 안에 회의실이나 강당 한 개만 있으면 연수원 사용 승인이 가능합니다.
<녹취> 서귀포시청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의무규정이 없어요. 방이 더 많고 회의실은 더 작고한 것들 보면 저희도 의심은 가요. (별장 지어놓고 회의실 하나 넣으면 연수시설로 되는 건가요?) 그럴 수 있죠. 악용하면..."
제주도 내 자연 녹지구역에 지어진 연수원은 26곳.
건축 후에 실제 어떻게 사용되는지 검증하는 절차는 없습니다.
현장추적, 임재성입니다.
임재성기자 ( newsi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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