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권력 동원의 유혹.. 논란의 역사

변태섭 2016. 5. 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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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청와대ㆍ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한국형 양적완화)의 당위성을 거듭 주장하며 한국은행의 지원사격을 요청하고 있지만, 한은의 발권력 동원은 때마다 논란이 돼 왔다.

발권력 동원의 역사는 깊다. 1989년 12ㆍ12 조치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당시 주가 부양을 위해 투신사에 무제한 주식매입을 지시하면서 2조9,000억원의 한은 특별금융을 저금리로 제공했다. ‘한은 →은행 →투신사 →증시’의 경로를 통해 중앙은행이 편법으로 돈을 찍어 주식을 사들인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외환위기 직후 외환은행 우회출자도 큰 논란이 됐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1999년 외환은행 인수 조건으로 한은의 증자 참여를 제시했다. 하지만 한은은 영리기업에 직접 출자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고안해 낸 방법은 ‘한은 →수출입은행 →외환은행’의 우회출자였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발권력 동원 논란은 거의 해마다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액(4월) ▦한국주택금융공사 2,000억원 출자(6월) ▦산업은행 3조4,000억원 대출(8월) 등에 잇따라 나서며 공방이 일었다. 무차별적인 자금 공급이 아닌 특정 업종이나 기업(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은 그 자체로 논란이 있는 정책. 작년에는 그 한도를 5조원 늘리는 것에 더해 지원 대상에 중견기업까지도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또 안심전환대출을 지원하기 위한 주금공 출자는 결과적으로 주택 구매를 한은이 돈을 찍어 지원한다는 논란을 낳았고, 산은 대출 역시 신용보증기금(신보)에 대한 500억원 출연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산은 →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의 우회 지원 뒷말을 낳았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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