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혹시 제가 변한다면, 부디 질타를" [인터뷰②]

권남영 기자 입력 2016. 5. 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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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에 이어

이제훈은 원래 평범한 공대생이었다. 부모의 바람대로 진로를 택했다. 하지만 연기를 향한 꿈을 도저히 놓을 수가 없었다. 결국 다니던 학교를 중퇴하고 한예종 연극원 연극영화과에 들어갔다.

이 과감한 결정 덕에 우린 이 멋진 배우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굉장히 많이 봤어요. 또래친구들이 만화영화나 외화를 볼 때 저는 한국영화에 관심이 많았죠. 영화를 보는 순간이 행복하고 좋았어요. 그러다 보니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이 너무나 친숙했던 거예요. 자연스럽게 ‘나도 나중에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처음 연기를 시작하면서는 1~2년 정도 경험삼아 해볼 요량이었다. ‘적성에 안 맞거나 비전이 안 보이면 그만두고 취직이나 해야지.’ 가벼운 마음으로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로 연극·뮤지컬 무대에 서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연기라는 게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더라고요. 오기가 생기기도 하고요. 그때 ‘연기를 위해 내 인생을 걸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처음부터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죠. 그래서 학교에 가게 됐어요.”

한두 편씩 단편영화를 찍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연기에 빠져들었다. 이제훈은 “처음 화면 모니터를 했을 때 내 얼굴과 목소리가 상상했던 모습과 너무 달라 좌절했는데, 한편으로는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며 “어느 순간 외적인 부분보다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의 내면 가치를 더 우선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제훈은 화려하게 영화계에 입성했다. ‘파수꾼’(2010)과 ‘고지전’(2011)으로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었다. 당시 ‘목숨을 걸고 연기하겠다’는 수상소감이 깊은 인상을 남겼더랬다. 대체 어떤 마음으로 그런 얘기를 했던 걸까.

“배우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게 오래 지속되긴 어렵다고 봐요. 혜성처럼 등장했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은 떨어질 테니까요. 그래서 제겐 매 작품이 중요했어요. 열과 성을 다 하지 않으면 관객의 마음을 붙잡을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나태해지거나 흔들리면 금방 잊힐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데뷔를 늦게 해서 그런 마음이 더 절실했던 것 같아요.”

그때의 수상소감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이제훈은 본인에 대해 “많이 부족하고 완성되지 않은 배우”라고 평했다. 그렇기 때문에 부단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시간이 지나도 이런 마음가짐을 계속 가지고 싶다”며 “조금이라도 변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분명히 (제가) 잘못된 것이니 질타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이후 차기작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휴식기’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한 준비기간일 뿐’이라고 했다. 이제훈은 “제게 휴식기간이라는 건 없는 것 같다”며 “저와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만나 뵙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 유일한 취미이자 즐길 거리가 영화를 보는 거거든요. 스스로 침체될 때마다 극장에 가면 힐링이 돼요. 관객들도 그런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런 경험을 선사해드리고 싶어요.”

이제훈은 “배우로서 작품을 만나는 게 아직도 꿈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와 함께 꾸게 될 다음 꿈은 어떤 모습일지, 그 꿈은 또 얼마나 행복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끝.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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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연기라는 거, 하면 할수록 어려워”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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