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조조정 시간 끈 STX조선, 1.2조 더든다

박용범,정석우 2016. 5. 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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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STX·성동조선 부담액 8.2조 이를듯..은행권 동반 부실 우려

◆ 위기의 조선업 / 구조조정 ◆

정부가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STX조선 채권단이 선주들에게 추가로 물어줘야 할 선수금 환급보증(Refund Guarantee·RG)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조선해양에 대해서도 금융권이 1조원의 선수금 환급보증을 해준 상태여서 충격이 예상된다.

1일 조선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갈 경우 채권단이 선주에게 1조2000억원의 선수금 환급보증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주는 선박을 주문할 때 선수금을 지급하면서 선박이 계약대로 인도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은행이나 보험사에 보험을 들어놓는데 선박 인도에 문제가 생기면 선수금 지급을 요청할 수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STX조선이 자율협약 상태일 때에는 문제가 없으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부도로 처리해 선주가 선수금 환급을 곧바로 요청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TX조선 채권단이 부담해야 할 손실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3년 4월 STX조선 자율협약 개시 이래 채권단은 4조원을 쏟아부었고 500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선수금 환급보증으로 1조2000억원을 추가하면 STX조선에만 5조7000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성동해양조선에 투입된 채권단 지원액(2조5000억원)을 포함하면 두 회사 부실로 채권단이 8조2000억원의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STX조선에 대한 실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오는 9월께 법정관리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채권단은 성동조선해양의 연내 경영 정상화가 무산되면 성동조선을 대형 조선소의 블록공장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채권단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법정관리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3년여 동안 자율협약 상태에서 기울인 회생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채권단 여신 중 일부는 이미 채권단 부실(고정이하여신)로 반영돼 있지만 법정관리 돌입 시 선수금 환급보증에 따른 금융권 추가 부실이 불가피하다. 채권단과 회사 측은 선박 건조를 최대한 마무리해 선수금 환급보증 규모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추가 손실은 피할 수 없다. NICE신용평가는 "조선업계에서 추가적인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은행권이 대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적자 은행이 증가하고 은행업계 전체적으로 적자전환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손실이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 <용어 설명>

▷ 선수금 환급보증(Refund Guarantee·RG) : 조선업체가 선박을 약속한 시기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할 경우 발주자인 선주가 지불한 선수금을 대신 금융회사가 물어주는 지급보증.

[박용범 기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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