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 워'에 독점 당한 한국 영화관

이동휘 기자 2016. 5. 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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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도 분당의 한 영화관을 찾은 A씨는 상영관에 걸린 영화 제목들을 보고 황당했다. 상영관에 걸린 영화가 전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였기 때문이다.

총 4개의 상영관(455석)을 갖춘 이 영화관은 이날 총 16번 영화를 틀 예정이었는데, 상영되는 영화는 ‘시빌 워’뿐이었다. A씨는 “나도 이 영화를 보러 오긴 했지만, 틀어주는 영화는 물론 영화관 내부도 이 영화와 관련된 포스터와 광고로 가득했다”며 “여기가 영화관인지 이 영화 광고 행사장인지 헷갈렸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있는 옆 영화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옆 영화관에서는 이날 영화가 총 35번 상영될 예정인데, ‘시빌 워’는 총 31번 상영된다.

영화제작사 마블이 내놓은 수퍼 히어로 영화 ‘시빌 워’가 주말 전국 상영관을 휩쓸고 있다. ‘시빌 워’는 힘을 합쳐 전 세계를 구했던 어벤져스 멤버들이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놓고 대립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시빌 워’는 토요일(4월 30일) 하루에만 전국 1989개 스크린에서 1만334회 상영됐다. 이날만 114만 2379명의 관객을 모았고, 예매율은 95%에 육박했다.

현재 전국 상영관 약 2300여개 가운데 1900여개를 ‘시빌 워’가 차지한 상황이다. 어느 극장에 가든 10개 상영관 중 7~8개 상영관은 이 영화를 걸어놓고 있는 셈이다.

개봉 5일차인 1일 오전, ‘시빌 워’는 가볍게 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예매율도 90%에 달해 무서운 기세로 주말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는 중이다.

극장가에는 아직까지 ‘시빌 워’를 상대할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빌 워’의 흥행 돌풍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박스오피스 2위는 전국 399개 스크린에서 885번 상영돼 3만 4141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주토피아'가 차지했다. 3위는 3만 3765명을 모은 '시간이탈자', 4위는 1만 1159명이 본 '위대한 소원'이었다. 관객 7147명을 모은 국내 영화 '해어화'는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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