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백악관 기자단 만찬 연설서 "내년엔 이 자리에 여성이 서있을 것"

오애리 2016. 5. 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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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연례 백악관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6.05.01
【 워싱턴=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연례 백악관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입맞춤을 하고 있다. 2016.05.01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임기 내 마지막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연설에서 약 8년에 걸친 백악관 생활과 미국 정치 등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뼈있는 농담과 함께 털어놓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8년전 내가 정치의 색조(tone)을 바꿀 때라고 말했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한 필요가 있었다"면서 자신은 2009년 2월 백악관에 처음 입성했을 때보다 흰머리가 늘어 "반백이 다됐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이처럼 늙은 반면 부인인 미셸 여사는 8년 전과 똑같은 모습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웃겼다.

특히 백악관 생활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미셸 여사에 대해 "최근에 백악관 경비원들이 담장을 넘어온 사람을 붙잡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느냐"며 백악관 밖에 나갔다가 몰래 다시 들어온 미셸이었다고 농담을 했다. 그러면서 테이블에 앉아 있는 미셸 여사를 향해 "이제 9개월 만 참아, 베이비"라고 말했다.

또 오바마는 "내년에는 바로 이 자리에 다른 사람이 서있을 텐데 그녀(she)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말해 유일한 여성 후보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승리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 순간 장래에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특히 트럼프에 대해 오바마는 "그는(트럼프)는 수년간 전 세계 리더들과 만나왔는데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미스 아제르바이잔 등등 이었다"며 뼈있는 농담을 했다.

또 내년 2월 새로운 대통령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하는 것과 관련해 " 6개월 이내에 나는 공식적으로 레임덕이 될 것"이라며 "의회가 나를 무시하고 공화당 지도부는 내 전화를 받지도 않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기자들을 향해서도 날카로운 조크를 잊지 않았다. 그는 " 레이철 맥애덤스, 마크 러팔로, 리브 슈라이버 등 저명한 언론상을 받은 기자들이 이 자리에 함께 했다"며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받은 영화 '스포트라이트' 속 기자 3명을 연기했던 배우 이름들을 언급했다. 물론 배우 3명이 이날 만찬에 참석한 것은 아니었다. '스포트라이트'는 보스턴글로브의 탐사보도팀 '스포트라이트'가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행 의혹을 파헤쳐 나갔던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실제로 스포트라이트팀은 사제 성추행 탐사보도로 미국 언론계 최고 영예인 퓰리처 상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언급하면서 "'스타워즈' 이후 최고의 판타지 영화"라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레인스 프리버스 의장,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도 참석했다. 최근 수년간 초대됐던 트럼프는 이번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의 아들 도널드 2세와 딸 바네사는 차리를 함께 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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