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후' 김원석작가 "육군 만기제대 했지 말입니다"

한국스포츠경제 입력 2016. 5. 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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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드라마가 탄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매년 대한민국에서는 지상파 3사 평일극 16부작으로만 따져도 36개의 드라마를 만든다. 그 속에서 대박과 쪽박이 갈리고, 선택받은 드라마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한류열풍의 주인공이 된다. 역대급 인기 속에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는 보기 드문 초대박드라마다. 대표적 분쟁지역인 이라크, 이란, 이스라엘 등을 포함해 전 세계 32개국 이상에 판권을 팔았다. 어떤 천운이 들어서일까. 원작자 김원석 작가에게 '태후' 비하인드 스토리를 물었다.

-인기를 예상했나.

"이 정도로 좋아해주실 줄은 몰랐다. 시청률이 점점 오르니까 신나더라. 그런데 점점 인기가 오를수록 너무 높은 파도라고 느껴졌다."

-'태후'로 돈 많이 벌었겠다.

"다시보기도 많이 하셔서 저작권료가 더 나올 것 같다. 아직 정산 중인 상황이다. '태후' 꼬리표를 뗄 생각하지 않고 잘 간직하고 훈장처럼 가져갈 생각이다."

-원작에는 군 설정이 없었다고.

"협업한 김은숙 누나가 군인 설정을 넣자고 해서 흔쾌히 동의했다. 대한민국에서 군인 소재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국민 절반이 군인이며, 절반은 군인 가족, 일부는 군인 여친들이니까."

-그래서 고증오류라는 말이 많았다. 군대 다녀왔나.

"물론이다. 군번도 외운다. 내가 군생활 할 때는 '~말입니다' 말투를 자주 썼다. 대본 작업 할 때만 해도 쓰고 있던 걸로 안다. 하지만 사전제작이다 보니 방영 시점에서는 금지된 말투였다. 장군의 딸로 나온 윤명주 중위도 진급을 빨리 시켜줘야 했는데 내 실수였다. 나이 계산을 왜 그렇게 했을까 돌이켜봤다. 내가 셈에 약하다."

-나름대로 사전조사를 꽤 했다고 들었는데.

"재난, 분쟁, 전염병 등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근무하신 경험이 있는 분들을 찾았다. 국경없는 의사회, 중앙119구조본부, 특전사 출신 분들, 병원에 계신 분들 등 많은 분들에게 빚을 졌다."

-김은숙 작가가 투입되면서 바뀐 것들이 많은가.

"혼자 했다면 이런 멋진 로맨스물은 나오지 못했다. 김은숙 누나의 팬이었는데 함께 작업해서 너무 좋았다. 기가 막히게 대사를 바꾼다. 아니다, 마법을 부리셨다. 같은 대사 같은 상황인데 김은숙 누나가 터치하면 '심쿵' 포인트가 된다. 너무나 신기하고 배우고 싶었다. 배운다고 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구원커플(진구-김지원) 베드신도 있었다고.

"대본에 넣었고 촬영도 했다. 그런데 편집본 보면서 타이밍이 너무 빠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잘 찍었고 좋은 장면이었는데 종합편집하면서 빠졌다."

-PPL을 상황에 맞게 잘 녹인 느낌이다.

"드라마 제작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거슬리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 했다. PPL이라는 제약이 독특한 아이디어를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윤기 오빠의 탄생(극중 송혜교와 김지원이 대학동창 윤기오빠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이 대표적이다.

-중국 심의는 어땠는지.

"일정부분 제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많이 이야기하면서 수정했다. 사실 작가의 입장에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약도 받아들여야 할 때가 분명히 있다. 우리나라도 심의 기준이 있지 않나."

-그렇다면 극중 진구의 욕설 장면은 왜 넣었나.

"분노를 표현하고 싶었다. 반성하고 있다. 심의 문제를 일으켰으니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작가의 성격이 캐릭터에 반영되기도 하는가.

"물론이다. 유시진, 강모연, 서대영, 윤명주, 아구스 등 다양한 캐릭터에 작가의 성격이 들어있다. 알게 모르게 투영되는 것들이 많다."

-예상 결말이 다양했다.

"해피엔딩은 확고했다. 희망적이고 즐겁게 끝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등병 유시진의 꿈이라는 네티즌의 예상결말을 봤는데 기가 막힌 생각이더라. 감탄했다."

-온라인 반응을 많이 살피는 것 같다.

"사전제작의 특성상 본방송을 시청자의 입장에서 봤다. 실시간 의견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 뼈아프게 지적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어떤 댓글이 가장 아팠나.

"'불사조 유시진', '후반부 개연성이 떨어진다', '멜로 감정선에 충실하지 못했다' 등이다(큰 한숨).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했다. 다음 번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아쉬움을 남겨 드려 죄송할 뿐이다. 반성은 하지만 후회는 없다."

-차기작 JTBC '맨투맨'은 어떨 것 같은지.

"아직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다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나를 포함한 김은숙 누나와 여러 배우와 스태프들이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가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것이다."

사진=블리스 제공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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