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했던 이청용, 돌직구 적절했을까

이준목 2016. 5. 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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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듀 감독에 비판..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오마이뉴스 글:이준목, 편집:이선필]

 크리스탈 팰리스 트위터 상단에 걸려있는 이청용 사진
ⓒ 크리스탈 팰리스 트위터 갈무리
최근 경기출전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소속팀 감독에 대하여 '돌직구'에 가까운 비판을 날려 주목받고 있다.

이청용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 후의 근황과 감독의 지도방식에 대한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여기서 이청용은 앨런 파듀 팰리스 감독으로부터 받았던 부당한 대우와 이해할수 없는 용병술을 가감없이 폭로하여 화제를 일으켰다.

이청용의 고백에 따르면 파듀 감독은 선발명단을 예고해놓고 일주일이나 같이 전술훈련을 하다가 갑자기 경기 당일을 앞두고 돌연 다른 선수의 투입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가 하면, 교체 출전을 지시해놓고 끝까지 투입하지 않거나 아예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한 것도 까먹고 선수에게 또다시 몸을 풀라고 지시하는 등 이해할수 없는 운영이 하나둘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속사정들

이청용은 팰리스로 이적하게 된 속사성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파듀 감독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고 이적했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이청용은 전력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이청용은 같은 포지션에 굳이 많이 선수들을 모아놓고도 감독이 쓰는 선수들만 계속 중용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시즌 초반 선전하던 팰리스가 어느덧 강등권 근처까지 떨어진 것도 이러한 운영의 실?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이청용은 노골적으로 이적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청용과 크리스탈 팰리스와 계약기간은 2018년까지다. 하지만 이청용은 "이대로라면 내가 팀에 남을 이유가 없다. 다른 팀과 접촉을 해야 할 것 같다"며 폭탄발언을 했다. 사실상 이적 선언이다.

이청용의 발언은 유럽 현지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수위가 센 내용들이다. 이청용의 발언이 알려지고 난후 영국 현지 언론에서도 "이청용이 파듀 감독을 비난했다."는 제목과 함께 여러 매체에서 보도되고 있다.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의 이청용은 유럽 진출 이후에도 그동안 감독이나 구단에 대하여 트러블을 겪거나 직설적인 발언을 경우가 거의 없었다. 사실상 축구인생 내내 이 정도로 전력외 취급을 받고 있는 것도 팰리스가 처음이다. 파듀 감독에 대한 실망감과 자신의 현 주소에 대한 위기의식이 절박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청용은 말이 많지는 않지만 필요할때는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밝히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선수다. 2013년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일부 매체에서 이청용과 기성용의 불화설과 파벌설 등이 보도되자 직접 인터뷰를 자청하여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확인하고 기사를 써라"고 강하게 성토했던 일화도 있다.

국내 팬들도 답답했다

국내 팬들은 이청용의 돌직구에 대체로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이청용의 지적한 내용은 사실 국내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도 여러 번 거론되었던 부분들이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눈치만 보기보다는 소신껏 할말을 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게 낫다는 반응이 많다. 선수라면 출전시간에 대한 의지와 야망을 드러내는게 정상이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만일 한국에서 외국인 선수가 출전시간이 부족하다고 국내 감독의 팀운영에 대하여 비판하거나 반기를 들었다면 대놓고 '문제아'로 낙인찍혔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선수들의 의사표현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는 하지만, 시즌 중 선수가 감독의 팀운영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금기시되어있다. 영국은 선수와 감독간의 관계가 유럽에서도 보수적인 문화에 더 가깝고 파듀 감독 역시 영국인이다.

더구나 팰리스는 시즌 막바지 힘겨운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선수가 팀과 감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것은 자칫 팀분위기를 해치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많다. 또한 냉정히 말하면 이청용의 활약이 경쟁자들에 비하여 그리 뛰어나지 못했던 점이나, 플레이스타일과 팀 전술이 맞지않는 것도 부정할수 없기 때문이다.

이청용은 지난 30일(한국 시각)열린 뉴캐슬과의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또다시 결장했다. 아예 교체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팰리스는 후반 12분 안드로스 타운센트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강등권의 뉴캐슬에게  0-1로 패했다.

팰리스는 강등권에 근접한 16위까지 추락했다. 2경기를 남겨둔 현재 한 경기를 덜 치른 18위 선덜랜드와는 7점차다. 물론 실제 강등까지 이어질 확률은 낮지만 올시즌 한때 상위권까지 넘보던 팰리스로서는 난감한 추락이 아닐수 없다. 부진한 팀성적에 이청용의 공개 비난까지 터져나오며 파듀 감독은 이래저래 사면초가에 놓여있다.

이청용과 파듀 감독, 그리고 팰리스와의 관계는 돌이킬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은 이미 시즌이 끝난뒤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팰리스로서도 굳이 이청용을 잡을 이유가 없어보인다. 영국내에서 다른 팀을 알아보거나 아니면 또다른 해외리그로의 진출도 염두에 두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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