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4월' 정의윤은 만족을 모른다

2016. 5. 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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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마지막 두 타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솔직히 이야기를 하면 조금 짜증이 난다”

4월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 넥센전이 끝난 뒤. 방송사 수훈선수 인터뷰를 마치고 덕아웃에 들어온 정의윤(30. SK)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개를 흔들 정도의 성적은 아니었다. 이날 정의윤은 히트 포 더 사이클에 3루타 하나가 빠진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1회 결승 2점 홈런을 쳤고 4회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정의윤은 이날 4타점을 수확했다.

하지만 정의윤은 감상이나 즐거움에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앞선 세 타석에서의 3안타보다, 마지막 두 타석에서의 범타가 마음 속에 남는 듯 했다. 정의윤은 “마지막 두 타석에서 너무 어이없는 스윙을 했다. 결과를 떠나 타구질이 좋지 않았다”라면서 “내일 경기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기일수록 마무리가 좋아야 한다. 밸런스를 잡고 좋은 분위기로 끝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라고 자책했다.

정의윤의 자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SK의 4번 타자로 낙점됐고 가정까지 꾸려 책임감이 부쩍 늘었다. “올해는 반드시 잘해야 한다”라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래서 만족을 모른다. 장타를 칠 때도 “공이 뜨지 않는다”라고 고민했고, 장타가 펑펑 나오고 있는 지금도 “타격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다”라고 이를 악문다.

정의윤은 4월 한 달 동안 빼어난 성적을 냈다. 25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 5홈런, 2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2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막판 허리가 조금 좋지 않아 컨디션이 떨어진 정의윤은 정규시즌 초반 감을 잘 잡지 못했다. 그러나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금세 성적이 올라왔다. 27타점은 리그 1위로 생애 첫 100타점 페이스다. 4번 자리에서 정의윤만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최형우(삼성) 정도다.

하지만 정의윤은 지금도 출근이 가장 빠른 선수다. 가장 먼저 경기장에 나와 얼리워크를 한다. 동료들의 타격 훈련이 끝난 뒤에도 엑스트라까지 치며 마지막에야 훈련장을 빠져 나온다. 전지훈련 당시부터 “너무 훈련을 많이 하면 체력이 떨어져 탈이 난다”라고 정의윤을 붙잡고 만류한 코치들도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한 관계자는 “저렇게 열심히 했는데 반드시 성적이 나야 한다”라고 말할 정도다.

타격감은 점차 올라오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은 무려 4할5리다. 홈런은 하나에 불과했지만 2루타 5개, 3루타 1개를 치며 장타율은 0.643에 이른다. 정의윤은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최근 다소간 나아진 감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의윤은 “4월 성적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중간에서 민폐를 끼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무엇보다 팀 성적이 좋은 것에 대해 안도하고 있다”라고 다시 표정을 바꿨다.

‘풀타임 4번 타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은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정의윤은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정의윤은 “앞으로는 기회 때 주자들을 들여보낼 수 있게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4번 타자로서의 책임감이다. 좋은 출발을 끊은 정의윤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며 리그 최고 4번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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