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서정환의 사자후] '치열했던 슈퍼매치' 유일한 오점은 심판판정 

2016. 5. 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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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서정환 기자] 심판의 어처구니없는 판정이 K리그 최고 히트상품 ‘슈퍼매치’에 흠집을 냈다.

FC 서울은 30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서 홈팀 수원 삼성과 1-1로 비겼다. 서울(6승 1무 1패, 승점 19점)은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수원(1승 6무 1패, 승점 9점)은 후반전에 약한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토요일 오후에 치러진 슈퍼매치답게 2만 8109명의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파란색과 붉은 물결로 나눠진 양 팀 팬들의 응원열기로 경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빅버드 통산 500호 골에 단 두 골을 남겨뒀던 수원. 곽희주의 수원 300경기 출전. 고요한의 200경기 출전 등 의미 있는 기록도 쏟아졌다.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경기가 끝나자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 동안 일어나지 못할 정도였다.

유일한 오점은 심판판정이었다. 상식적으로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들이 계속해서 나왔다. 축구규칙에 어긋나는 판정까지 있었다. 특히 서울에게 불리한 판정이 많았다.

전반 41분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수비하던 오장은은 오른팔과 주먹을 써서 공을 컨트롤했다. 의도치 않게 팔에 공이 맞은 것이 아니었다. 몸통을 비틀어 공쪽에 팔을 갖다 대서 공을 떨어뜨리고, 재차 주먹으로 쳤다. 의도성이 다분했다. 서울 선수들은 즉각 페널티킥이 선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상우(41) 주심은 침묵했다.

후반 35분 교체로 들어간 곽희주는 투입 후 1분 만에 아드리아노를 놓쳤다. 마음이 급했던 곽희주는 뒤에서 아드리아노의 유니폼을 손으로 잡아챘다. 아드리아노는 계속 질주했다. 곽희주는 넘어지면서까지 손을 써서 아드리아노의 발목을 잡았다. 퇴장을 시켜도 할 말이 없는 상황. 주심은 곽희주에게 경고만 줬다. 승패와 직결될 수 있는 이날의 승부처였다.

파울에 대한 일관성도 문제였다. 비슷한 강도의 플레이라도 심판의 판정은 천차만별이었다. 고요한과 다카하기는 이날 유독 심하게 많은 견제를 당했지만 파울은 거의 불리지 않았다.

고요한은 전반 43분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염기훈에게 걸려 넘어졌다. 고요한은 PK를 예상했지만 파울선언은 없었다. 문제는 그 다음. 양상민은 고요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하는 척하다 머리를 확 미는 비신사적 행동을 했다.

고요한과 양상민은 후반 31분 다시 충돌했다. 양상민이 고요한의 머리를 오른팔로 감으며 그의 얼굴을 밀어제쳤다. 심판은 오히려 고요한의 파울을 선언했다. 억울한 고요한이 심판에게 항의해봤지만 소용없었다.

후반 18분 양상민은 경합과정에서 다카하기의 정강이를 그대로 걷어찼다. 부심이 바로 앞에서 보고 있었지만 경고장은 나오지 않았다. 다카하기는 후반 40분 백태클을 했다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충분히 경고를 줄 만한 위험한 플레이였다. 다만 다카하기 입장에서 ‘왜 다들 거칠게 하는데 나만 잡느냐?’고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만큼 일관성 없는 심판판정이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뜻이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판정에 관해서는 어느 감독도 할 말이 없겠나.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판정은 절대적으로 믿어야 한다. 판정은 아쉽지만 크게 와 닿지 않는다”며 원론적인 대답을 했다. 감독입장에서 공개적으로 심판을 욕해봐야 득 될 것이 하나도 없다. 벌금만 나가고 심판과 사이만 멀어질 뿐이다.

슈퍼매치는 끝났지만 팬들 사이에서 심판판정이 여전히 도마 위에 있다. 한 축구팬이 이날 심판판정을 모아 편집한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7천 건 이상 조회되며 팬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그만큼 심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날 주심을 맡은 김상우 심판은 2010 대한축구협회 최우수주심, 2013 FA컵 최우수주심에 선정될 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베테랑이다. 이런 그가 팬들 사이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슈퍼매치’는 K리그가 가진 최고의 흥행카드다. 이런 중요한 경기서 판정관련 잡음이 쏟아진다면 K리그 전체의 흥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해당경기 판정에 대해 혹여 잘못이 있었는지 철저한 사후검증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그래야 심판들도 다시 팬들의 신뢰를 얻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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