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산업도 '된서리'..부산항 환적 물동량 급감

CBS노컷뉴스 박상용 기자 2016. 5. 1.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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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시장 큰 손 중국의 헛기침에 국내 항만 얼어붙을 판

전 세계 해운선사들의 모임체인 해운동맹이 다시 '헤쳐 모이기'를 시작하면서 해운선사뿐만 아니라 각 국의 항만들도 물동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환적화물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해운동맹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올 들어 부산항과 광양항 등 국내 항만의 환적화물 물동량이 급감하고 있다.

◇ 올 들어 국내 항만 환적물량 감소…부산항 2.2% 축소

지난해 세계 30대 항만 가운데 처리 물동량 기준 1~9위까지가 모두 아시아권 항만이다. 1위가 중국 상하이, 2위 싱가포르, 3위가 중국 선진이다. 부산이 6위, 두바이는 9위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계 30대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3억7156만TEU(길이 6.1m 컨테이너 기준 단위)로 이 가운데 아시아권 9대 항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4.4%에 달했다. 세계 컨테이너 물류시장은 아시아, 특히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2014년 2480만TEU에서 지난해는 2568만TEU로 3.6% 증가했다.

특히, 이같은 컨테이너 물동량 가운데 환적 물동량은 2014년 999만TEU에서 지난해는 1072만TEU로 7.3%나 급증했다.

국내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부산항의 경우도 환적 물동량이 2014년 943만TEU에서 지난해는 1010만TEU로 7.1% 늘어나며, 동북아시아의 거점 항만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국내 항만의 컨테이너 환적 물동량은 263만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6만TEU 보다 1.1% 감소했다.

더구나, 부산항은 지난 1/4분기 환적 물동량이 247만70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2% 감소했다.

부산항을 거쳐 캐나다로 갔던 환적 물동량이 3만20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29.1%, 유럽 물량은 2만9000TEU로 22%나 줄었다.

◇ 세계 해운업계 급변…우리나라 해운, 항만업계 불똥

항만 전체 물동량 가운데 특히나 환적 물동량이 항만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예컨대 환적은 중국 천진을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가는 선박이 브라질로 운반해야 하는 화물까지 싣고 와서 부산항에 내려놓으면, 부산항에서 브라질로 가는 다른 배에 옮겨 싣는 방식이다.

이밖에 천진을 출발해 뉴욕으로 가는 선박이 부산항에 들러 국내에서 뉴욕으로 옮겨야 하는 화물까지 추가로 싣고 가는 경우도 환적에 해당한다.

부산항 입장에서는 국내 자체적인 수출입 화물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미국, 브라질의 수출입 물량까지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환적 물동량이 많아지면,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고 일자리도 그만큼 많이 창출하게 된다.

그동안 부산항은 지리적 여건이 좋은데다, 항만서비스도 우수해 환적 물동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올해 부산항의 환적 물동량이 줄어든 것은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이 크다.

여기에, 올 들어 중국과 프랑스 국적의 해운선사들이 새롭게 결성한 거대 해운동맹에 우리나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제외되면서 부산항의 환적 물동량 감소에 적잖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 해운업계가 얼라이언스(해운동맹) 재편을 추진하면서 항만 물동량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중국 선사들이 중간 기착지를 부산항이 아닌 대만의 카오슝 등지로 틀어 버리면 국내 항만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항만 산업은 서비스 업종에 해당돼 부가가치도 높은 편"이라며 "해운업 재편 과정에서 우리나라 국적 선사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항만 물동량까지 악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부산과 광양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CBS노컷뉴스 박상용 기자] sayp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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