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김광현, MLB에 진화 과시하다

입력 2016. 4. 3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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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김태우 기자]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기본적인 몫은 할 수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경기였다. SK 에이스 김광현(28)이 확실히 달라진 완급조절 능력을 과시하며 넥센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총 5개 구단의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도 김광현의 진화를 실감할 수 있을 법한 한 판이었다.

김광현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전반적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완급조절을 통해 경기를 지혜롭게 풀어 나가며 마지막에 웃었다.

개막전이었던 1일 인천 kt전에서 4⅔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을 뿐 그 뒤 4경기는 쾌투를 이어가던 김광현이었다.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그리고 모두 2실점 이하 경기였다. 직전 등판인 24일 인천 NC전에서는 자신의 통산 100승을 달성하며 마음의 큰 부담도 덜었다.

하지만 아무리 특급 에이스라고 하더라도 매 경기 꾸준히 잘 던질 수는 쉽지 않은 일. 이날 1회에는 그런 조짐이 보였다. 넥센은 통산 김광현을 상대로 아주 강했던 팀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2년간은 김광현의 공을 끈질기게 커트하며 투구수를 불리는 전략을 효과적으로 펼쳤던 팀이다. 이런 흐름은 2-0으로 일찌감치 득점 지원을 받은 1회에 이어지는 듯 보였다.

넥센은 총 9개의 파울을 기록하며 김광현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집요하게 커트했다. 여기에 1회 1사 후 고종욱 이택근에게 연속 우전안타를 맞았고 대니 돈의 2루 땅볼 때 1실점을 했다. 그 후 김민성과는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승부구가 커트 당하고 투구수가 늘어나는, 좋지 않을 때의 모습이 반복되고 있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1회 채태인을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2회부터는 좀 더 적극적인 승부로 투구수를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삼진보다는 맞혀 잡는 피칭으로 넥센 타선을 힘으로 윽박질렀다. 2회부터 5회까지 트레이드 마크인 탈삼진은 딱 하나 있었지만 대신 1~3구 안에 승부를 보며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 나갔다. 변화구보다는 빠른 공으로 승부를 가져갔다. 투구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5-1로 앞선 6회에도 넥센 타자들의 집요한 커트에 고전했지만 2루를 노리던 고종욱을 이재원이 견제로 잡아낸 것이 큰 힘이 됐다. 끈질긴 승부 끝에 안타나 볼넷을 허용했던 예전 모습도 없었다. 대니 돈은 12구, 김민성은 7구까지 가는 비교적 긴 승부를 벌였지만 모두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김민성은 올해 서드피치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 역시 예년과는 달라진 패턴이었다.

김광현은 이날 96개의 공 중 65개가 스트라이크로 비율이 67%를 넘었다. 김광현은 올 시즌 제구가 좋아졌다는 질문에 고개를 흔들면서 "삼진 욕심과 맞지 않겠다는 생각을 줄이다보니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진을 잡기 위해, 맞지 않겠다는 강박관념을 줄이다보니 굳이 볼을 던질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 결과 탈삼진은 줄어들었지만 김광현의 올해 최대 목표인 이닝소화는 늘어나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고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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