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픽] 탈출구 없던 포항, 스리백에서 희망을 찾다

2016. 4. 3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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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포항, 이균재 기자] 탈출구 없던 최진철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스리백으로 희망을 찾았다.

포항은 30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8라운드서 양동현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제주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물리쳤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5경기(2무 3패) 연속 무승에서 탈출하며 잠시 5위(승점 9)로 올라섰다. 반면 제주는 4경기(2승 2무) 무패행진에 제동이 걸리며 승점 11, 4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포항의 험난한 여정은 예상됐던 바다. 문제는 내용과 결과가 모두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7경기(2무 5패) 연속 무승에 허덕였다. 여러 악재가 겹쳤다. 대체 불가능한 손준호가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설상가상 '캡틴' 황지수도 부상 이탈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들의 공백을 메워야 할 김동현도 전남전 다이렉트 퇴장으로 제주, 서울전까지 나올 수 없었다.

최진철 감독은 결단 있는 변화를 택했다. 2군에 가까웠던 시드니FC 원정을 제외하곤 처음으로 선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 도중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변화를 준 적은 있었지만 시작부터 스리백을 내세운 건 포항 지휘봉을 잡고 사실상 처음이었다.

그만큼 간절했다.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이었을 것이다. 스리백이라고 해서 마냥 수비적이지는 않았다. 최진철 감독은 "계속 실점을 하고 있어 변화를 줬다"면서 "수비적으로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박선용과 박선주가 공격 성향이 강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은 양동현 심동운 이광혁 스리톱을 필두로 박준희와 이재원이 중원을 지켰다. 박선주와 박선용이 좌우 풀백으로 나섰고, 스리백은 김광석 김원일 김준수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신화용이 꼈다.

포항의 스리백은 희망적이었다. 전술의 열쇠는 박선용과 박선주 두 형제가 쥐고 있었다. '형' 박선용은 전남 시절 중앙 미드필더를 본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우측면의 역할뿐만 아니라 중원에도 힘을 보탰다. '아우' 박선주는 왼발이 날카로웠다.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제주의 측면을 쉼 없이 괴롭혔다.

선제골도 박선주의 발에서 시작됐다. 전반 24분 좌측면 라인을 따라 김광석의 침투 패스를 받아냈고, 지체없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로 날카롭게 올라온 공을 양동현이 헤딩 선제골로 마무리했다.

박선주는 후반 들어서도 맹위를 떨쳤다. 10분 심동운의 침투 패스를 받아 좌측면을 완전히 허물었다. 각도가 없었지만 자신 있게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골대를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망설임 없는 돌파와 슈팅이 돋보였다.

명만 있었던 건 아니다. 부상에서 돌아와 최고조의 컨디션을 보였던 이광혁이 경미한 부상으로 후반 도중 교체 아웃됐다. 전반까지 인상적인 공수 활약을 펼쳤던 그였기에 아쉬움은 더 진했다.

중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날 박준희와 이재원이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빌드업과 안정감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또 다른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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