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의 행진' 박희수, SK 방패의 귀환 신고

2016. 4. 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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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SK 불펜의 핵심이 돌아왔다. 그것도 완벽히 돌아왔다. '다크 템플러' 박희수(33, SK)가 화려한 4월을 보내며 SK 불펜의 전력누수를 지워가고 있다.

박희수는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9회 등판해 넥센의 추격을 저지하고 시즌 6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 주말부터 감기 몸살 증세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던 박희수는 주중 3연전을 모두 쉬었다. 몸 상태는 물론 경기 감각이 완벽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넥센 타선의 방망이를 비껴가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박희수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박희수는 4월 10차례 등판에서 11⅓이닝을 던지며 단 한 차례도 실점하지 않았다. 내용을 뜯어보면 더 눈이 부시다. 피안타는 딱 3개, 피장타는 1개다. 피안타율은 1할도 채 되지 않는 8푼3리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88에 불과하다. 출루 자체를 틀어막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리그에 불어 닥친 타고투저 열풍에서 마무리 투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구원왕에 오른 임창용(현 KIA, 33세이브)의 평균자책점은 2.83, 2위 임창민(NC, 31세이브)은 3.80, 3위 윤석민(KIA, 30세이브)은 2.96이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구원왕 중 하나인 손승락(현 롯데) 또한 평균자책점이 3.82까지 치솟았다. 이를 생각하면 박희수의 4월 투구가 얼마나 환상적인지 잘 알 수 있다.

김세현(넥센)과 함께 구원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선 박희수는 3세이브 이상을 거둔 리그 마무리 투수 중 임창민과 함께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두 명의 투수 중 하나다. 여기에 피안타율이 1할이 안 되는 유일한 투수다. 당연히 블론세이브는 한 차례도 없었다. 어깨 부상 직전인 2014년 4월 당시 성적(10경기 1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1.86)보다도 세부적인 내용은 오히려 더 낫다.

어깨 부상 이후 구속은 다소 떨어졌다. 2014년 당시 142~143㎞ 정도의 빠른 공 구속을 유지하던 박희수는 최근 들어 140㎞를 넘기는 공이 거의 없다. 아무래도 부상과 연관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의 구속도 덩달아 조금씩 떨어졌다. 그러나 박희수는 건재하다. 구속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고 코너워크와 볼 배합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워낙 제구가 좋은 선수고 체감적인 구속이 빨라 이 정도로도 충분히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김용희 SK 감독은 "구속이 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박희수가 좀 더 나은 투구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마무리 보직은 상대적으로 투구수나 이닝, 등판 간격에 대한 관리가 잘 될 수밖에 없다. 본격적으로 몸이 풀리면 더 좋은 공을 기대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물론 블론세이브가 없을 수는 없다. 제 아무리 특급 마무리라고 하더라도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아무리 못해도 5번의 블론 세이브는 경험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어깨도 아직은 조심스럽게 관리하고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미세한 통증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지금도 잘 던지고 있지만 그 고비까지 모두 이겨내야 완벽한 재기라고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이미 검증이 끝난 투수다. 큰 무대에서 자주 활약했다. 일희일비하지도 않는다. 박희수는 첫 세이브를 거둔 당시에도 "긴장감은 없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세이브 상황에서 나갈 수 있어 기쁘다"라면서도 "마무리 상황이 조금씩 흥분되는 점은 있다"라고 웃어 보였다. 모름지기 적당한 긴장감을 즐길 때 최고의 기량이 나오는 법이다. 앞으로 반드시 찾아올 위기를 넘길 가장 큰 자산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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