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치매 노인 실종 100일.."어디로 갔을까"

입력 2016. 4. 3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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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수색에도 작은 단서조차 없어..제보·목격자 증언도 감감
실종 수색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종 수색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규모 수색에도 작은 단서조차 없어…제보·목격자 증언도 감감

(양양=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 양양군 손양면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실종된 치매 노인 김모(85) 할아버지가 오늘(30일)로 실종 100일째다.

경찰과 소방, 마을 주민과 수색견까지 동원한 대규모 합동수색만 수차례.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전단을 돌렸으나 단 한 통의 제보 전화와 목격자 증언도 없다.

소방헬기까지 띄웠으나 작은 실마리조차 잡히지 않아 의문만 남긴다.

계절이 지나 꽃피는 봄이 왔지만 김 할아버지는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 22일 자정께 김 할아버지는 아내 정모(81) 할머니와 말다툼을 했다.

화가 났던 정 할머니가 10분가량 집을 비웠다. 그게 화근이 될 줄 몰랐다. 그사이 김 할아버지가 사라졌다.

밤을 꼬박 새우며 남편을 기다린 정 할머니는 결국 이날 오전 5시 30분께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실종 초기 집 인근과 야산 등 반경 10㎞를 중심으로 예상 이동경로를 샅샅이 뒤졌다.

치매 노인은 초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탈진하거나 산속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례가 잦기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는 실종 당시 배회감지기나 휴대폰도 소지하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 강원도 전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져 있었다. 최저기온이 영하 15도까지 곤두박질쳤고 수은주는 낮에도 영하를 가리켰다.

강추위 속에 닷새 동안 동원된 인력만 경찰 104명, 소방 195명이다. 수색견 4마리도 김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곳곳에 '치매 노인을 찾습니다'는 현수막을 걸고 택시정류장과 터미널 등에서 전단 2천500장을 돌렸다.

초기에 제보 전화가 몇 통 걸려왔으나 확인 결과 김 할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강추위에 몸 녹일 곳을 찾지는 않았을까…'

같은 달 말까지 요양병원과 재가노인복지시설, 급식소 등 복지시설을 찾았으나 김 할아버지가 모습을 드러냈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경찰은 마을 주민까지 동원해 150명 규모로 2월 두 차례에 걸쳐 수색범위를 넓혀 합동수색에 나섰다. 설 연휴도 반납하고 수색했다.

교통사고나 변사 등 사고 피해 여부와 납치와 살인 등 강력사건과의 연관성도 배제하지 않고 뒤져봤지만, 성과는 없었다.

치매 노인이라 하더라도 실종사건이 장기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올해 현재까지 도내에서 접수된 실종신고는 69건으로 67건이 무사히 발견됐다.

동력을 잃고 탐문수사에 의존했던 경찰은 수풀이 우거지기 전인 4월 초 수색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재수색했다. 그러나 어디서도 김 할아버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대규모 수색에도 전혀 단서가 발견되지 않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치매 노인은 이동 경로 예상이 어려워 다른 실종자 수색과 차원이 다르다"며 "가족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휴대폰이나 배회감지기를 반드시 소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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