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자숙 메시지도 안먹혀.. 친박이 레임덕 부추기나" 당혹

입력 2016. 4.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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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친박 자중지란]'유기준 원내대표 출마 강행' 갈등

[동아일보]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가 분화(分化)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청와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여당 주류인 친박계가 흩어지면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거라는 우려가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나온다. 여권 핵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靑 “친박계 자숙하는 모습 보여야”

청와대는 새누리당 내부 인선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4·13총선 패배 이후 박 대통령 책임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정쟁의 소재가 되는 것 자체를 극히 꺼리고 있다.

유 의원은 ‘탈(脫)계파’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는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지낸 대표적인 친박계다. 유 의원이 비박계 후보와 경선을 펼칠 경우 결국 박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게 되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 청와대는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선 패배 후 ‘친박계가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박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본다”며 “이제 각자가 판단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스스로 경선 출마를 포기하길 바란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여당의 뒷받침 속에 야당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데 원내대표를 놓고 여당이 분열되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친박계의 분열을 놓고 청와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다른 참모는 “대선 정국이 본격화될 때까지는 친박계가 대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분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국정 운영 동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쉽지 않은 합의 추대… 벌써부터 신경전

대표 권한대행인 원유철 원내대표가 계파 갈등을 막기 위해 총대를 메고 나섰다. 원 원내대표는 전날엔 유 의원, 이날은 경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나경원 의원, 정진석 당선자를 각각 만나 합의 추대를 권유했다.

27일 유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유했던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은 이날 “(당권에 대한) 마음을 비운 지 오래다. 등을 떠밀어도 (전당대회에) 나가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차기 당권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친박계와 비박계가 싸우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친박계가 원내대표를 비박계에 양보하는 대신 당권을 차지하려 한다’는 의혹을 가라앉히기 위한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내대표 선출이 합의 추대로 매듭지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친박) 단일 후보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청와대의 오해도 풀렸다”고 말했다. 최 의원과 청와대가 자신의 출마를 말리는 이유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출마를 접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당 일각에선 후보 등록(5월 1일)에 앞서 전격적으로 출마를 접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날 최 의원이 “유 의원은 친박 단일 후보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친박계의 표심이 흩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 의원과 정 당선자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 의원은 “합의하는 게 가장 좋겠다”면서도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고 정 당선자 역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두 사람은 충청권 맹주였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예방을 놓고 볼썽사나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JP 예방 사실을 공개하며 “JP가 유일한 적임자는 딱 하나 나경원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JP는 4·13총선 당시 정 당선자의 후원회장이었다. 정 당선자는 “정계 원로의 덕담으로 생각한다. (나 의원이) 왜 그러는지 황당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장택동 will71@donga.com·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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