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새긴 나무연필 나누는 '할배 천사'

임종빈 2016. 4. 2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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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돈을 좀 더 벌면, 혹은 여유가 더 생기면 남에게 베풀어야지 하고 기부나 봉사활동을 미루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어린이들에게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나무 샤프연필을 만들어 주는 이 할아버지를 보면 생각이 좀 바뀌실 것 같습니다.

임종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축사를 고쳐 만든 좁은 작업실로 매일 아침 나가는 일흔살 정동문 할아버지.

작은 나무 토막을 고정시키고, 조각 칼로 연신 깎아냅니다.

표면을 곱게 다듬은 뒤 여러 부속을 끼우면 세상에 하나 뿐인 수제 샤프연필이 완성됩니다.

건강이 갑자기 나빠졌던 10년 전,

지인들이 내밀었던 도움의 손길을 되갚기 위해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을 손수 만들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매달 받는 40만 원으로 근근이 살지만 10만 원은 항상 재료비로 아껴둡니다.

<인터뷰> 정동문('나무 샤프' 제작자) :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고 내가 남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 그 갚음을 한다는 생각에"

외진 곳의 분교와 지역아동 센터를 찾아 그동안 전달한 샤프 연필이 만 자루가 넘습니다.

5년 전 뇌경색 후유증으로 작업은 더 힘들어졌지만, 아이들이 직접 쓴 편지를 볼 때 만큼은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녹취> "할아버지 감사해요. 이런 편지들을 볼때마다 절로 웃음이 납니다."

'온기 품은 전문가 되세요'.

샤프에 새겨주는 글귀처럼, 마음이 따뜻한 아이들로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 뿐입니다.

<인터뷰> 정동문('나무 샤프'제작자) : "저한테 갚을 생각하지 마시고, 나눔을 하시라고 그렇게 권해드리거든요. 그러면 받아가시는 분도 기분 좋고."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임종빈기자 (huim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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