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르는 '가습기 살균제' 정체..자세한 정리

김도균 기자 입력 2016. 4. 29. 20:45 수정 2016. 4. 2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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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해 뒤늦게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파장이 번지고 있습니다. 먼저, 5년 전 사건의 발단과 죽음을 부르는 가습기 살균제의 정체가 뭔지 정리해 드립니다.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2011년 봄, 임산부들에게서 원인불명의 폐 손상 증상이 발견됩니다.

그리고 같은 증상으로 숨지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났습니다.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가습기 살균제’.

하지만 5년 동안 피해자들은 사과도 보상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2011년 11월 12일) : 질본(질병관리본부)에다가 전화하니까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여기가 구멍가게냐고! 전화도 하지 말라고!]

2011년 봄, 임산부 7명이 원인 불명의 폐 질환으로 입원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5년 전인 2006년, 영유아 7명이 유사한 증상으로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조사팀은 희생자들의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공기 중의 ‘무언가’를 들이마셨기 때문에 기관지 주변의 폐가 손상되었다는 겁니다.

4개월 뒤, 조사팀이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권준욱/질병관리본부 간염관리센터장 (2011년 8월 31일) :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 손상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2달 뒤 나온 동물 실험 결과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재앙이었음이 확실해집니다.

원인물질로 지목된 성분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과 염화 에톡시에틸구아디닌.

샴푸나 물티슈에 들어가고 정화조나 물탱크를 청소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성분입니다.

문제는 이 성분들을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했다는 겁니다.

가정에서 흔히 쓰이는 초음파 가습기는 물을 진동시켜 미세한 물 분자를 공기 중으로 날려보냅니다.

이때, 물에 섞인 가습기 살균제의 성분은 물 분자의 1/100 정도의 작은 크기로 공기중으로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이 작은 살균제 입자는 ‘필터’ 역할을 하는 사람의 호흡기를 지나 폐 깊숙이 침투해 상처를 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상처가 나고, 회복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그 자리가 종이처럼 뻣뻣하게 굳어집니다.

이른바 ‘폐 섬유화’ 증상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폐가 딱딱해진다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호흡곤란에 빠져 끝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시민단체가 집계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1528명.

이 가운데 23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기획: 맥스, 박진호 / 구성: 황승호 / 내레이션: 김도균 / 편집 : 정순천
모션그래픽 : 정순천(총괄), 송은혜, 안다희, 소경진 / 영상 아카이브 : 김경연

▶ [비디오머그 인사이트] 가습기 살균제는 어떻게 사람을 죽였나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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