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짜 대통령 되나..공포에 떠는 지구촌 지도자들

2016. 4. 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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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재미있었는데 이제는 무서워"..러시아·아프리카 독재자들만 '쾌재'
도널드 트럼프[AP=연합뉴스 자료사진]

"처음엔 재미있었는데 이제는 무서워"…러시아·아프리카 독재자들만 '쾌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동북부 5개주 경선을 '싹쓸이'하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지자 그를 비상식적 막말이나 일삼는 방송인 정도로 치부하던 지구촌이 아연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에 바짝 다가선 뒤 실없는 소리로 치부되던 말을 모아 외교·안보 비전까지 발표하자 그의 지론이 실제 미국 정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기구에 참석한 각국 외교관들의 화제는 단연 트럼프의 득세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재하는 오찬에서 외교관들은 트럼프가 공화당 대권후보가 될 수 있을지, 본선에서 승리할지 등을 두고 제법 심각한 논쟁을 벌였다.

유엔 기구의 한 고위 간부는 중도노선을 지지하는 이들이 뭉쳐 프랑스에서 극우정당의 집권을 막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민주, 공화당이 합동으로 트럼프를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를 트럼프를 두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점점 구체화하는 현상의 상징적 풍경으로 소개했다.

미국이 국제질서를 좌우하는 초강대국을 자임하는 만큼 실제로 트럼프의 승승장구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지구촌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한 유럽 외교관은 "트럼프가 실제로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후보 시절처럼 극단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이내 "당선될 일 자체가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상상 자체에 몸서리를 쳤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체결한 핵합의도 다시 뜨거운 관심사가 됐다.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굴복했다며 핵 합의를 폐기할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한 외교관은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수십 년 노력에서 얻은 가장 큰 진전인 핵 합의를 트럼프가 폐기한다면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그런 발상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끔찍하다"며 "트럼프는 다자주의를 믿는 사람이 아닌 게 명백하며 오로지 미국의 일방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만 골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강경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동에서도 불안한 시선이 감지되고 있다.

이란 핵합의에 대한 부정뿐만 아니라 무슬림에 대한 미국 입국 금지,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에 대한 불매 등이 트럼프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한 애널리스트는 "트럼프는 너무 극단적"이라며 "(외교와 관련한) 계획이라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참모들의 조언을 받으며 제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정책을 마음대로 펼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는 트럼프의 득세를 조롱하면서도 트럼프가 당선되는 게 오히려 중국 국익에 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의 부소장 선딩리는 "어리석은 트럼프가 순진한 미국을 이용해먹고 있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 부소장은 "과거 이라크 침공처럼 미국의 침략이 있을 때마다 중국은 급속도로 강해졌다"며 "미국은 스스로 약해지면서 중국이 초강대국의 지위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쿠바와의 국교를 정상화한 것을 포함해 중남미와 맺은 관계도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재설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소 전 브라질 대통령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남미는 중국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런 점을 매우 우려스럽게 본다"며 "트럼프는 남미 계획을 자세히 말한 적이 없고 명백하게 말한 것들은 (멕시코 장벽 등처럼) 끔찍한 것들밖에 없어 세계에 불확실성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있는 한 남미 국가의 외교관은 당선 여부를 떠나 트럼프의 득세 자체가 심각하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정치 지형, 논쟁에 쓰이는 용어를 바꿨다"며 "극단적이고 도리에서 벗어나는 얘기를 이제는 언론이 막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북쪽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캐나다 집권 자유당과 협력하고 있는 한 싱크탱크는 "트럼프의 득세가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이제는 좀 무서워졌다"며 "캐나다가 미국, 미국 시장에 정말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동유럽에서도 화들짝 놀라고 있다.

트럼프가 러시아의 세력확장으로부터 동유럽 국가들을 방어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낡아 폐기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싱크탱크인 '카네기 유럽'의 연구원인 주디 뎀프시는 "트럼프의 나토 얘기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듣기 좋은 꽃노래"라며 "러시아가 그렇게 애를 써도 이루지 못한 범대서양 연대의 분열을 트럼프가 은쟁반에 담가 갖다 바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작년 12월 트럼프에게 "아주 총명하고 재능이 있는 미국 대선의 절대적 리더"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한편 아프리카에서는 장기집권을 노리는 권위주의 세력이 트럼프의 태도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는 말이 전해졌다.

트럼프가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 정착에 미국이 개입하는 데 대해 부정적이고 불분명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짐바브웨의 전직 장관인 데이비드 콜타트는 "짐바브웨의 권위주의자들이 트럼프의 태도를 존경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다수 짐바브웨인은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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