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라던 ING생명도 중국 자본에 팔릴 위기

전혜영 기자 2016. 4. 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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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등 금융지주사 "ING생명 관심없다", MBK 희망가 3조원대에 살 국내 회사 없을 듯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KB금융 등 금융지주사 "ING생명 관심없다", MBK 희망가 3조원대에 살 국내 회사 없을 듯]

ING생명/사진=머니투데이DB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이어 ING생명도 중국자본에 팔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험사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으로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ING생명에 관심이 없고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은 투자한도 규제에 묶여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형편이다. 이 결과 안방보험과 핑안보험 등 중국자본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했다.

◇“밑 빠진 독 될라” 등 돌린 금융지주사=29일 금융권에 따르면 ING생명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거론된 KB금융그룹은 관련 검토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중 생명보험부문이 약해 성장방안 중 하나로 M&A(인수·합병)를 고려해왔다. ING생명이 매물로 나온 2012년 인수를 추진한 전력이 있어 재도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결국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이 ING생명에 관심을 접은 가장 큰 이유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자본확충 부담이다. 2020년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사가 고객에게 앞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돼 생보사들이 수십조 원의 준비금을 더 쌓아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알리안츠생명만 해도 안방보험에 300만달러(약 35억원)에 팔렸지만 앞으로 5년 안에 2조~3조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ING생명은 알리안츠생명보다 자본확충 부담이 훨씬 더 작을 것이라고 하지만 KB금융은 얼마를 투입해야 하는지 불확실하다는 점에 부담을 느꼈다”며 “2012년 한 차례 매물로 나오면서 설계사 조직 등이 탄탄하게 유지되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생보사가 자칫 ‘밑 빠진 독’이 될 수 있어 KB금융뿐 아니라 다른 금융지주사도 생보사 인수에 별 매력을 못 느낀다”고 덧붙였다.

◇발 묶인 국내 생보사, 중국자본의 독주=ING생명 지분 100%를 보유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희망하는 매각가는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다. 2013년 말 ING생명을 1조8400억원에 인수할 당시 FI(재무적투자자들)를 끌어들이면서 약정한 금리가 있어 최소 2조원 이상은 받고 팔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국내 대형 생보사들은 ING생명이 우량한 계약을 다수 보유해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내 생보사들은 투자한도 규제로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자금에 한계가 있어 ING생명이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사는 은행, 증권 등 모든 금융업권을 통틀어 유일하게 자산기준으로 투자한도 규제를 받는다. 이 규제로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투자가능 규모는 교보생명 1조5580억원, 삼성생명 9093억원, 한화생명 5315억원에 불과하다. 모두 ING생명의 희망매각가에 크게 못미친다.

 자본확충 우려가 있어 ING생명이 또다시 국내 다른 PEF(사모투자전문회사)에 팔릴 가능성도 낮다. 결국 ING생명마저 중국자본에 팔릴 공산이 크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국내 금융회사와 달리 ING생명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ING생명 내부에선 벌써 구조조정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안방보험이 ING생명까지 인수하면 자산 기준으로 NH농협생명을 누르고 국내 4위가 되는데 금융당국도 고민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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