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인류는 AI도 은총으로 바꿀 수 있다"

권영미 기자 2016. 4. 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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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에서 8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가 29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독서모임 '서로(書路)함께'에서 인간과 AI의 공생의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인류는 위협적인 기술을 평화적으로 다뤄낸 경험이 있다. 나는 핵무기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제3차대전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핵무기의 무서움 때문에 인류는 평화를 더 추구했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기술도 '은총'으로 바꿀 능력이 인류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40)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학교수가 29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인간과 AI 공생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하고 토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및 서울시 간부와 직원, 시민 수백명이 참여한 이 자리에서 하라리 교수는 AI의 출현으로 많은 인간이 '잉여'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면서도 인간의 문제해결 능력에 희망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연은 서울시 직원들의 독서모임인 ‘서로(書路)함께’의 제20회 모임을 기념해 이뤄졌다.

강연에서 하라리 교수는 '인류가 보게 될 초유의 사태인 AI시대에는 운전기사도 의사도 인간 대신 AI가 대체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쓸모없는 수십억의 인간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라리 교수는 "경제 시스템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인간들이 양산될 것이지만 이에 맞는 사회정치 모델이 없다. 인간이 더 잘 하는 부문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믿지만 인간의 감정을 읽어내는 것조차도 AI가 우월하다. 이들 인력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라리 교수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10세짜리 아이가 자신이 컸을 때 어떤 세상이 될지를 묻는다면 예전에는 현명한 대답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지금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밖에 말하지 못한다"면서 "무엇을 가르치고 준비시켜야 할지 모르는 (교육적으로) 엄청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한 모델이 '갈등'이 아닌 '결혼이나 병합'의 형태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만화처럼 AI가 인류에 대항하는 전쟁이나 반란을 일으키는 갈등관계가 아닌 결혼이나 병합의 관계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덧붙였다.

하라리 교수는 과학자나 엔지니어는 기술적으로나 두뇌작동의 원리 면에서는 전문가지만 사회나 문화가 무엇인지, 기술이 개인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른다고 보았다.

"복지사회이기 때문에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가 와도 인간이 굶어죽는 일은 없겠지만 직업을 통해 생의 의미를 찾았던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비참하고 불행한 삶을 살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과학자들만이 아닌 철학자나 역사가, 심리학자의 말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라리 교수는 인류나 개인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답을 모색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은 인간을 두렵게 한다. 하지만 과학은 불확실성과 무지에 기초한 것이다. 답을 안다면 과학자나 연구가 필요하지 않다.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이 능력 때문에 인류가 가치있는 것이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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