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공감] 강호동, '옛날사람'이라 좋다

강지애 기자 2016. 4. 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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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신서유기2

[티브이데일리 강지애 기자] 행동 하나하나가 예스럽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 다지만 강호동은 여전히 '옛날 사람'이었다. 대중들은 이런 그를 '구닥다리'라고 놀린다. 그러나 웬걸, 90년대에 머무른 듯한 강호동의 어리바리함이 되려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강호동은 지난 19일 첫 공개된 케이블TV tvNgo 웹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시즌2-언리미티드'(이하 신서유기2)에서 '쮸빠찌에(저팔계)' 캐릭터임과 동시에 옛날 사람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 시즌1 당시 급격히 변한 예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얼어있던 강호동의 모습은 시즌2에서도 이어졌다. 여전히 특유의 오버액션을 날리며 몸 개그에 집착했고, 게임을 할 때마다 멤버들의 손을 모아 파이팅 구호를 외쳐야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ATM 기계 앞에서 돈을 뽑지 못해 좌절했고, Mnet의 대표 음악 프로그램인 '엠카운트다운'(이하 엠카)을 알아듣지 못해 당황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군대 간 이승기를 대신해 새 멤버로 합류한 안재현에게 상견례 자리인 마냥 호구조사를 하는 모습은 '아재' 그 자체였다.

옛 스타일에 집착하고,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실수를 유발하는 강호동의 모습은 어찌 보면 동료들에게 민폐가 될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신서유기' 속 대부분의 게임들이 팀제인 탓에 자신의 실수가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호동은 옛날 사람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예능 캐릭터로 변화시켜 하나의 웃음 코드로 만들었다. 단점일 수 있는 자신의 취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강호동의 예스러움은 '신서유기'의 백미인 브랜드 게임에서 폭발했다. 브랜드 게임이란 과자 이름부터 햄버거 프랜차이즈, 심지어 특정 아이스크림의 명칭 등을 3초 이내에 답하는 아주 간단한 게임이다. 하지만 새로운 브랜드에 익숙지 않은 '옛날 사람' 강호동에겐 이 게임은 쥐약 같은 존재다. 그는 매번 "뭐 그런 게 다 있느냐"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31가지 맛 아이스크림 브랜드의 종류를 대는 게임에선 "선생님, 전 정말 처음 들었다"고 다급하게 외치는 등 '요즘 사람'들이 볼 땐 포복절도할 만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이처럼 '옛날 사람'과 '요즘 사람'의 간극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웃음 코드로 풀어낸 것.

이 과정에서 강호동은 매번 좌절하기 바빴고, 연이은 실수로 동생들에게 구박을 당했다. 온갖 구박과 핀잔에도 반박은 커녕 좌절하고 자책하며 이른 바 '정신줄'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도리어 강한 이미지와 리더쉽을 갖춘 그의 반전 이미지를 엿보게 하며 친근함을 느끼게 했다.

그렇다고 강호동이 웃음을 위해 의도적으로 '옛날 사람' 이미지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이젠 PPL(간접광고) 상품을 직접 언급하고 이수근과 광고CM을 패러디하며 능청을 떨기도. 지난 시즌1에서 이승기의 거침없는 발언과 인터넷 용어들에 어찌할 줄 몰라 안절부절하던 예전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이처럼 강호동은 웹 예능이라는 '신 문물'에 옛날 사람이라는 정반대되는 캐릭터를 접목, 이질감에서 오는 색다른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강호동은 '강호동'일 때 가장 빛났다. 자신의 예능 스타일을 유지하되 이를 '신서유기' 속에서 튀지 않게 잘 버무린 그가 앞으로 펼칠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강지애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강호동 | 신서유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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