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한 '국수의 신'의 반격, 이건 연출의 승리다

성선해 기자 2016. 4. 2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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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국수의 신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이 정도면 속된 말로 연출의 '하드 캐리'다. 올드한 '국수의 신'은 왜 지루하지 않을까.

28일 밤 KBS2 수목드라마 '마스터- 국수의 신'(이하 '국수의 신', 극본 채승대ㆍ연출 김종연) 2회가 방송 됐다.

이날도 첫 회에 이어 무명(천정명)과 김길도(조재현) 사이의 악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첫 회가 무명의 가족과 김길도 사이에 있었던 과거를 다뤘다면, 2회에선 무명의 반격이 예고됐다.

눈에 띄는 건 노련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이다. 10년 동안 필사적으로 찾아다녔던 원수 김길도를 앞에 둔 무명은 칼을 들고 갈등했다. 이때 화면엔 김길도가 무명의 집에 방화를 했던 순간이 겹쳐졌다. 김길도를 향한 무명의 증오는 이를 통해 더욱 증폭돼 표현됐다.

또한 2회 마지막에서는 자신의 정체를 고아원 원장에게 들킨 무명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때 '국수의 신' 제작진은 무명의 표정 변화에 주목해, 그의 심리를 섬세하게 잡아냈다.

이러한 눈에 띄는 연출은 '국수의 신' 첫 회부터 호평을 받았다. 대표적인 예로 1화에서 김길도와 맞닥뜨린 무명을 들 수 있다. 당시 제작진은 이 장면을 여러 각도로 보여주면서, 그 신 하나만으로 김길도와 무명의 사이를 짐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무명의 내레이션으로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 역시 독특하다. 그의 시점으로 김길도와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서술하는 방식은 마치 자전적 소설을 읽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사실 '국수의 신'은 트렌디함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얼핏 보면 요리 드라마 같지만, 이 작품의 진짜 정체는 복수극이다.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한 무명의 여정과 그 대상인 김길도가 벌이는 악행이 골자다.

이런 간결한 이야기 구조는 그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수없이 되풀이 돼 왔기에 매우 익숙하다. 하지만 '국수의 신'에게선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충분히 기승전결을 예상할 수 있지만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는 영리한 연출의 공이 크다. '국수의 신'은 초반에 김길도의 악행을 빠른 속도로 나열해 보여주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면서도 무명 등 주요 인물들의 심리묘사에 공을 들여, 섬세함도 잃지 않았다. 긴장감을 주기 위해 조였다가도 풀어주는 타이밍을 안다.

그 결과 '국수의 신'은 입소문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 화려한 캐스팅도 아니었기에 기대작이라 불리지도 않았던 이 작품의 반란은 지금 막 시작됐다. 만약 '국수의 신'이 수목극의 승자가 된다면, 그건 연출의 승리일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마스터 국수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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