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스토리]韓아이스하키 이끄는 푸른 눈 태극전사들

이건 2016. 4. 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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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태극전사
아이스하키 대표팀 내 귀화 선수 6인조가 태극기를 든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맷 달튼, 마이크 테스트위드, 브락 라던스키, 에릭 리건, 마이클 스위프트, 브라이언 영. 사진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
한국 아이스하키가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한국은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고 있는 2016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A에서 29일 오전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29일 밤 이탈리아와의 마지막 5차전 결과에 따라 IIHF 월드챔피언십 진출도 노릴 수 있다. 디비전1 그룹A는 2부리그 격이다. 2위안에 들면 세계 최고 레벨인 월드챔피언십 승격이 가능하다.

한국의 약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바로 '푸른 눈의 태극전사들'이다. 브락 라던스키, 맷 달튼, 에릭 리건, 마이크 테스트위드(이상 안양 한라), 브라이언 영, 마이클 스위프트(이상 고양 하이원) 6명이 그 주인공들이다. 테스트위드는 미국, 나머지는 캐나다 출신이다.

2010년부터 체육분야 우수인재는 특별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이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이다.

평창 대회를 앞두고 IIHF는 올림픽 개최국 자동 출전권을 부활시켰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실력이 문제였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세계 기준과 차이가 크다. 오랜 시간동안 세계 30위권을 오르락내리락 했다. 한국은 평창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를 비롯해 체코, 스위스와 대적하게 된다. 변화 없이 평창에 나간다면 망신을 피하기 힘들었던 상황. 고심 끝에 협회는 '귀화 선수' 카드를 내밀었다.

아이스하키계에서 귀화는 낯선 일이 아니다. 일단 IIHF의 규정 자체가 느슨하다. 이전 국적 국가에서 IIHF주관대회에 대표로 나온 경험이 없다면 수월하다. 귀화할 국가 리그에서 18개월 이상 뛰고 그 나라 국적이 있다면 대표 자격을 준다. 단, 이전 국적 국가에서 대표 경험이 있다면 리그 출전 기간은 4년으로 늘어난다. 어찌됐든 다른 종목에 비해서 손쉬운 편이다.

이미 귀화 선수를 활용한 사례는 많다. 1993년 영국은 10명의 귀화선수들을 앞세워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이뤘다. 이듬해 전체 25명의 선수들 가운데 무려 15명이 귀화 선수였다. 일본 역시 귀화 선수가 많았던 적이 있다. 200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캐나다와 스웨덴 출신 선수 8명을 귀화시켰다. 이탈리아도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을 앞두고 11명을 수입했다. 이 대회에서 스위스는 캐나다 출신 귀화 선수 폴 디피에트로를 앞세워 세계 최강 캐나다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동구권 강호 벨라루스 역시 2014년 IIHF 월드챔피언십(1부리그)에서 캐나다 귀화 선수 2명을 앞세워 7위에 올랐다. 헝가리 역시 2015년 IIHF 디비전1 그룹A(2부리그)에서 3명의 귀화 선수 덕에 2위를 차지하며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했다.

달튼과 스위프트
달튼과 스위프트가 26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IIHF 세계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A 3차전 일본전에서 승리한 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
물론 귀화 선수가 만능열쇠는 아니다. 앞서 언급한 영국의 경우 15명이 귀화선수였지만 1부리그에서 5전전패를 하며 강등됐다. 디비전1 그룹B에 있는 크로아티아의 경우에도 귀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크로아티아는 11명의 귀화 선수를 투입했다. 그러나 결국 승격에 실패했다. 귀화 선수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문제였다. 때문에 올해는 단 6명의 귀화 선수만 남겼다.

협회는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귀화 프로젝트를 조심스럽게 진행했다. 실력 뿐만이 아니라 인성, 올림픽 출전에 대한 열망도 심사했다. 또 한국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고려했다. 그 결과 현재의 6명이 푸른 눈의 태극 전사가 됐다. 2013년 3월 라던스키가 처음으로 이 제도를 통해 한국인이 됐다. 2014년 1월 스위프트와 영이, 2015년 3월에는 테스트위드가 한국 국적을 받았다. 올해 2월에는 달튼과 리건이 한국인이 됐다. 실력은 검증됐다. 영은 세계 최고 무대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뛴 경험이 있다. 나머지 선수들도 NHL의 하부리그인 AHL과 유럽무대에서 뛰었다.

이미 생활면에서는 한국인이나 다름없다. 다들 애국가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가슴에 손을 올린다. 최근 안양 한라는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서 우승했다. 우승 축하 파티에서 달튼과 리건은 어깨동무를 하고 애국가를 열창했다. 달튼은 한국 야구 팬이다. 잠실 마운드에 서 시구하는게 꿈이다. 6인조 중 유일한 싱글인 리건은 한국인과의 결혼을 꿈꾸고 있다. 정착하고싶다는 뜻이다. 테스트위드는 특별 제작한 스틱에 태극기를 새겨넣었다. 매운 쭈꾸미 요리를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스위프트는 김치찌개를 즐겨 먹는다. 취향도 확실하다. 찌개에 라면 사리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 영은 식당에서 영어 메뉴판이 필요없다. 한글 메뉴를 보고도 척척 주문한다. 라던스키는 한국 생활이 8년째다. 웬만한 한국어는 다 알아듣는다.

영과 스위프트를 제외한 4명은 한국 이름도 가지고 있다. 수문장 달튼은 한라성(漢拏城)이다. 한국의 골문을 막는 철옹성이라는 뜻이다. 라던스키는 라동수(拏東水)다. 라던스키의 '라'를 성으로 삼은 뒤 동방의 물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테스트위드는 강태산(姜太山)으로 태산처럼 상대를 압도한다는 뜻이다. 리건의 이름은 한이건(漢已健), 안양 한라의 '리건'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1년에 10개월을 한국에서 지낸다. 세금도 꼬박꼬박 낸다.

테스트위드
마이크 테스트위드가 주민등록증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안양 한라
한국에 대한 애정도 크다. 달튼은 "돈을 원했다면 러시아리그에 남았을 것"이라며 "태극 마크를 달고 뛰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테스트위드는 "난 코리언이다. 한국의 승리를 위해 뛸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백지선 대표팀 감독도 6인조의 큰 힘이다. 백 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1살 때 캐나다로 이민갔다. 한국계로서는 최초로 NHL에서 활약했다. 수비수로 뛴 그는 통산 217경기에서 34포인트(5골-2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탠리컵(NHL챔피언결정전) 우승도 2차례나 차지했다. 은퇴 후에는 NHL 명문 디트로이트 레드윙스 산하 마이너팀에서 지도자 경험도 쌓았다. 백 감독은 귀화 선수들을 삐딱하게 보는 시선에 대해 "핏줄보다 대표팀에 대한 긍지와 헌신이 중요하다"고 적극 옹호한다. 그리고 6인조에게는 "팀동료들을 항상 존중해야 한다. 팀보다 더 큰 선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협회 관계자는 "백 감독이 부임한 뒤 6인조가 더욱 말을 잘 듣는다. 레전드를 알아보는 모양"이라고 귀띔했다.
카토비체(폴란드)=이 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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