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과 바넷, 역할은 변했지만 마음은 똑같다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기막힌 우연의 일치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정상을 다투던 두 마무리 투수 오승환(33)과 토니 바넷(32)은 이번 시즌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일본에서 마무리를 맡았던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다른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뭐라고 역할을 규정짓기 어렵다. 이닝이나 경기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 타자와의 매치업에 기반해 불펜을 기용하는 메이저리그의 최근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두 선수는 모두 1이닝 이상 소화한 경험을 갖고 있다. 오승환은 17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2이닝, 28일 애리조나전에서 1 1/3이닝을 던졌다. 지난 바넷도 1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두 차례 있었다. 1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2 1/3이닝까지 소화했다.
오승환은 "준비하는 패턴이 약간 달라졌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말한다. 그나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심리적 편안함이다. 이전에는 자신이 경기를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면, 이제는 자신이 주자를 남기더라도 뒤에 좋은 투수들이 있기에 편하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가짐이 변한 것은 아니다. "어느 이닝이 됐든 던지는 그 순간은 9회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바넷은 "9회가 아니더라도 중요한 순간이 잇다고 생각한다. 결국 아웃을 잡아야 하는 것은 똑같다"며 나오는 이닝이 다르다고 해서 던지는 것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타자를 상대하는 것에서는 두 선수 모두 특별히 다른 점은 없음을 강조한다. 오승환은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그랬지만, 메이저리그도 타자들마다 성향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바넷도 "타자들마다 스타일도 다르고, 접근법도 다르다. 여기에 맞게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넷은 "상대 타자들은 자신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 자신을 믿으며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져야 한다"며 승부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말했다.
29일(한국시간) 현재 오승환은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0(12이닝 2자책) 19탈삼진 피안타율 0.079를 기록하고 있다. 바넷은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2(9 2/3이닝 4자책)를 기록했다. 탈삼진은 7개, 피안타율은 0.263, 피홈런이 하나 있다. 태평양을 건넌 두 도전자는 올해 가을 어떤 최종 성적표를 받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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