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 전 오늘..스물다섯 조선청년, 100만 중국군도 못한일 해내다

박성대 기자 2016. 4. 2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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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윤봉길 의사, 상하이 훙커우공원 의거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역사 속 오늘] 윤봉길 의사, 상하이 훙커우공원 의거]

1932년 윤봉길 의사가 한인애국단에 입단한 뒤 찍은 사진./사진 제공=독립기념관

"너희도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한잔 술을 부어 놓으라. 그리고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라.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으니…"

1932년 4월27일 상하이 훙커우공원(현 루쉰공원)을 답사한 스물다섯살 청년 윤봉길은 숙소로 돌아와 백범 김구 선생의 요청에 의해 유언을 작성한다. 일제의 압박으로 중국으로 온 그가 백범이 이끌던 한인애국단에 가입한 뒤 일본군의 상하이 점령 전승경축식 행사에 맞춰 의거를 행하기 이틀 전이었다.

"제 시계는 어제 6원 주고 산 것인데 선생님 시계는 2원짜리입니다. 저는 앞으로 몇 시간 뒤면 시계가 필요 없습니다. 이 시계를 차시지요." 거사날인 84년 전 오늘(1932년 4월29일) 오전 7시쯤 윤봉길은 백범에게 시계 교환을 제안한다. 시계를 바꾼 뒤 백범은 윤봉길에게 "후일 지하에서 만나자"며 작별인사를 대신한다.

4시간 뒤 상하이 점령 전승경축식이자 일왕의 생일인 천장절(天長節)을 기념하는 장소였던 훙커우공원은 축제 분위기였다.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공원에 울려 퍼졌다.

연주가 마칠 오전 11시40분쯤 윤봉길은 행사장 중앙단상으로 접근해 5m 거리에서 물통폭탄을 투척했고, 일본 상하이파견군 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 대장과 제3함대 사령관 노무라 기치사부로 중장 사이에 떨어져 폭발했다.

폭탄이 터지면서 훙커우공원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윤봉길은 도시락 폭탄을 이용해 자결하려 했지만 바로 일본 헌병에게 붙잡혀 심하게 구타당한 뒤 피투성이가 된 채 일본군 사령부로 끌려간다.

요시노리는 치명상을 입고 한달을 못버티고 죽었고, 상하이 일본거류민단장 가와바타 사다쓰구는 다음달 사망한다. 이외에도 많은 일본군 주요 인사들이 그의 의거로 인해 부상했다. 이 사건은 이날 오후 1시쯤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제에 고통받던 중국인들도 호외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침략자를 응징한 거사에 고무된다. 당시 장제스 중화민국 국민당 총통은 "중국의 100만이 넘는 대군도 해내지 못한 일을 조선인 청년이 해내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감탄했다.

특히 윤봉길 의사의 의거는 그동안 장제스가 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계기가 됐다. 의거 직후 현장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된 윤 의사는 상하이 일본 헌병대에서 가혹한 고문과 취조를 받았고 같은 해 5월25일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언도받는다.

그는 같은 해 11월18일 일본 오사카 육군위수 형무소에 수감됐고 결국 12월19일 오전 7시40분 교외 한 작업장에서 미간에 총을 맞고 순국한다. 일본 군부는 윤 의사의 시신을 가나자와 노다산 공동묘지 관리소로 가는 길 밑에 표식도 없이 매장한다. 군 수뇌부에 치명타를 입힌 데 대한 보복이었다.

하지만 윤 의사의 유해는 백범의 요청에 의해 이봉창, 백정기 등 의사 유해와 함께 봉환돼 1946년 6월30일 서울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 안장된다. 정부에선 그의 공적을 기려 1962년에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1987년 윤봉길 의거 55주년을 기념해 한국정부는 국민의 성금을 모아 양재시민의숲에 매헌기념관을 세웠다.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의 부역명도 그의 호를 딴 '매헌'이다. 거사가 있었던 훙커우공원에도 그의 의거를 기리는 기념관 매정(梅亭)이 있다.

박성대 기자 spar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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