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銀行 총재, 내년 연임할까?

뉴욕/김덕한 특파원 입력 2016. 4. 29. 03:11 수정 2016. 4. 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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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린폴리시, 심층분석 보도.. 급진 개혁 '프랑켄슈타인' 비판 "힐러리 당선되면 가능성 높아"

"훌륭한 의사인 김용 총재는 세계은행을 살리기 위한 수술에 나섰지만 비판자들은 그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인 포린폴리시가 27일(현지 시각), 내년 7월 첫째 임기를 마치는 김용(57·미국명 Jim Yong Kim) 세계은행 총재 기사를 길게 실었다. 급진적 개혁으로 "세계은행을 살리고 있는가, 파괴하고 있는가" 하는 논란에 휩싸여 있는 그가 내년 연임(連任)의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인지, 빈곤 타파와 개발을 향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심층 분석했다.

2012년 다트머스대 총장이었던 김 총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할 때부터 많은 화제를 뿌렸다. 1944년 세계은행이 설립된 이후 당시까지 총재 11명은 모두 정치나 금융계 출신 미국인이었다. 5세 때 이민 간 한국계 이민자, 금융계 경력이 전무한 의사 출신 인도주의자가 세계은행 수장으로 지명되자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포린폴리시는 김 총재가 1994년 페루 수도 리마의 극빈촌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벌이는 장면으로 시작해 의료 구호 단체를 설립하고,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담당 국장을 거치는 등 빈곤국 개발 전문가가 돼가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대학 행정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다트머스대 총장으로 지명된 후, 세계 금융 위기 한파 속에서도 기부금을 더 받아내고 대형 의료 센터 건립이라는 '높은 꿈'을 실현한 '해결자적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세계은행 총재가 된 후에도 실천력이 돋보였다는 분석이다. 기록적 저금리 시대에 "세계은행이 수조달러를 은행에 쌓아두는 것보다 아프리카 등의 인프라 투자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며 실천했다. 서아프리카에 에볼라가 창궐했을 때는 4억달러를 집행했고, 단 9일 만에 돈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했다. 뉴욕타임스는 김 총재의 이런 실천력을 두고 "1990년대와 달리 빈곤 극복을 위한 개발이 세계은행의 핵심 업무가 됐다"며 호평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세계은행의 행정 비용 4억달러를 감축하고 직원 500명 감원을 단행한 '급진 개혁'은 그를 '프랑켄슈타인'에 비유하는 투서를 양산하기도 했다.

포린폴리시는 "금융과 거시 경제는 복잡해도 배울 수 있지만 개발 현장을 뛰어다니며 발가락 사이에 끼어든 진흙을 배울 수는 없다"는 김 총재의 핵심 철학인 '발가락 새 진흙론'을 소개하기도 했다. 5년 임기는 세계 빈곤 퇴치 등 그의 어젠다를 다 이루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포린폴리시는 '김 총재의 친구'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통령에 당선돼 내년 그의 연임 지명권을 행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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