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이어 혈맹 베트남서도 北외교관 쫓겨나

이기훈 기자 2016. 4. 2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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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 리스트에 포함된 인물들.. 국제사회서 콕 찍어 추방] 베트남, 무기 판매 자금을 평양에 운송하던 인물 추방 이집트는 '북한판 록히드마틴'인 조선광업 요원 등 3명 쫓아내기도

지난 3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리스트에 포함된 해외 거주 북한 외교관들이 줄줄이 쫓겨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핵·미사일 개발 및 무기 거래에 관련된 인사들을 콕 찍어 '정밀 타격'하는 셈이다. 이들은 외화벌이의 거점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기 때문에 북한의 외화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베트남 정부가 지난 23일 최성일 단천상업은행 베트남 부대표를 추방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최 부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베트남에 머물며 해외 무기 판매 자금을 관리하고 평양을 오가며 외화를 운송해왔던 인물로, 올해 3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리스트에 올랐다. 유엔 회원국은 제재 대상 개인의 국외 자산을 동결하고 추방과 입국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북한과 베트남은 과거 베트남전에서 함께 싸운 혈맹(血盟)이라는 점에서 이번 외교관 추방 조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VOA는 "베트남이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한 첫 사례"라고 했다.

이집트 정부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리스트에 포함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 요원 김성철, 손정혁과 국가보위부원 리원호 등 3명을 추방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KOMID는 북한의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 거래 등을 총괄해 '북한판 록히드마틴'이라 불리는 회사다. 이들은 이집트로 몰래 들어와 KOMID에 근무하며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무기 판매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대북 제재 대상자인 박춘일 주(駐)이집트 북한 대사와 KOMID는 이 지역 외화벌이의 중심"이라며 "박 대사도 곧 추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얀마에서도 지난달 김석철 전 미얀마 주재 북한 대사와 KOMID 관계자들이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철은 무기 밀매에 앞장선 혐의로 지난해 11월 현직 대사로서는 사상 최초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 외교관들이 주도하는 북한의 해외 무기 거래는 1년에 3억달러(약 34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다.

중국·러시아 등 북한의 전통 우방국도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북한과의 경제협력 계획을 보류하고,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 입항을 줄줄이 거부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RFA에 따르면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은 지난달 "북한과의 거래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북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가스프롬은 그동안 북한과 천연가스 탐사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러시아는 지난달 보스토치니항에 도착한 북한 선박 희천호를 돌려보내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 5일 수출입 금지 품목 25종을 발표하는 등 구체적인 대북 제재 이행 조치를 밝히고, 제재 대상 북한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 필리핀과 태국, 멕시코, 스리랑카 등도 최근 대북 제재 조치를 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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